기후위기, 감축을 넘어 적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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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 감축을 넘어 적응으로
  • 김민석 마스턴투자운용 전략기획부문 팀장 listen-listen@nate.com
  • 승인 2025.03.31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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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의 ESG 오디세이]

[한국공제보험신문=김민석] 기후위기는 이제 더 이상 미래의 일이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극심한 가뭄과 폭염, 홍수와 산불, 해수면 상승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감축(mitigation) 정책이 중요하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감축만으로는 이미 발생한 기후위기의 영향을 막을 수 없다. 이제는 기후변화에 적응(adaptation)하며 피해를 최소화할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기후위기의 특질 중 하나는 불확실성이다. 과거의 기후 패턴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으며, 향후 어떤 방식으로 변화할지도 예측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변화하는 기후 환경 속에서 어떻게 적응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이다.

이태동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편저한 <기후적응 - 회복탄력적 지구를 위한 전환>은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이 책은 기후적응의 중요성을 공유하는 국내외 전문가들이 학제 간 연구를 통해 회복탄력적인 지구를 위한 해결책을 모색한 결과물이다. 기후적응이 단순한 환경 정책이 아니라, 사회, 경제, 도시, 기술, 기업 등 전 분야에 걸쳐 실행되어야 하는 종합적인 대응 전략임을 강조한다.

이 책의 중요한 논점 중 하나는 기후위기는 전 지구적 문제이지만, 그 영향을 받는 취약성은 지역마다 다르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해수면 상승의 위협을 받는 도시는 연안 방어에 집중해야 하지만, 폭염이 극심한 지역은 냉방 인프라와 그에 따른 에너지 관리 전략이 필수적이다. 즉, 각 국가와 도시, 지역 공동체가 자율적이고 능동적으로 기후 적응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특히 이태동 교수는 지방정부가 기후변화 적응에 선도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기후위기는 전 지구적인 문제지만, 실제로 그 영향을 체감하는 것은 개별 도시와 지역사회이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도 지방정부의 역할을 강조하며, 지역 맞춤형 적응 전략이 필요함을 역설한다.

필자는 회사에서 ESG 관련 업무와 탄소중립 및 에너지 관련 대외 활동 및 자문을 다년간 해오며, 기업이 기후위기를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에 대해 깊이 고민해 왔다. 기후적응은 단순히 정부와 학계의 논의에 그칠 문제가 아니다. 기업도 기후적응을 경영 전략의 핵심 요소로 삼아야 한다.

기후위기는 공급망 리스크, 생산비 증가, 인프라 피해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한다. 이 책에서도 기업의 기후 리스크 관리 필요성을 강조하며, 회복탄력성을 갖춘 기업만이 미래 환경 변화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최근 글로벌 기업들이 기후 적응을 ESG 전략에 포함시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기후적응은 단순한 생존 전략이 아니라, 기업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루기 위한 필수 요소다. 한국의 많은 기업들도 이제는 기후변화 대응을 ESG 경영의 중심에 두고, 기후 적응 전략을 구체화해야 할 때다.

이 책은 단순히 기후적응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국가, 지방정부, 기업, 개인이 어떻게 협력해야 하는지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한다. 무엇보다도 기후적응은 한 사람, 한 지역, 한 국가가 홀로 감당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각자도생의 방식으로는 기후위기의 충격을 온전히 막을 수 없다. 우리는 기후위기를 공동의 문제로 인식하고 협력해야 한다.

감축과 적응은 결코 이항대립의 개념이 아니다. 감축이 중요하지만, 적응 없이 감축만을 외친다면 이미 진행 중인 기후재난 속에서 수많은 사람이 고통받을 수밖에 없다. 이 책은 우리가 기후위기 속에서도 더 나은 삶을 살아가기 위해 반드시 읽어야 할 실천적 지침서다. 기후적응은 선택이 아니라, 우리의 생존을 위한 필수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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