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제조합 현금배당, 안하나 못하나?
상태바
공제조합 현금배당, 안하나 못하나?
  • 박형재 기자 parkhyungjae@kongje.or.kr
  • 승인 2025.03.28 16: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공제조합, 지난해 성적표 속속 공개… 역대급 실적에 현금배당도 역대급
설비조합 좌당 3만원, 전문조합 좌당 2만원, 엔공 좌당 1만원 배당
지분가치 상승 vs 유동성 공급 등 실효성 따져 의사결정
26일 개최된 기계설비건설공제조합 정기총회에서 김종서 이사장 직무대행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설비조합은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에 힘입어 조합원 좌당 3만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26일 개최된 기계설비건설공제조합 정기총회에서 김종서 이사장 직무대행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설비조합은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에 힘입어 조합원 좌당 3만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한국공제보험신문=박형재 기자] 기계설비건설공제조합이 26일 정기총회에서 조합원 출자좌수당 3만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전문건설공제조합도 조합원 좌당 2만원을 현금배당한다. 반면, 전기공사공제조합은 영업이익금 293억원 전액을 이익준비금으로 쌓는다. 이처럼 현금배당을 하는 곳과 안하는 곳의 차이는 무엇일까?

공제조합 현금배당 잇따라

정기총회 시즌을 맞아 주요 공제조합의 2024년 성적표가 속속 공개되고 있다. 국내 경기 침체로 실적이 저조할 것이란 예상을 깨고 대부분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이에 따라 잉여이익금(당기순이익) 처분 방식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전문건설공제조합은 당기순이익 1535억원 중 1291억원을 현금배당하고, 나머지는 이익준비금으로 적립한다. 이에 따라 조합원은 좌당 2만원의 현금배당을 받고 좌당지분액은 전년보다 3695원 오른 95만392원으로 확정됐다.

기계설비건설공제조합은 당기순이익 416억원 중 조합원에 좌당 3만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조합원들은 좌당 1만1020원의 지분가 상승과 함께 상당한 현금 수익을 얻게 됐다. 공제업계에서 3만원대 배당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엔지니어링공제조합은 당기순이익 837억원 중 조합원에 좌당 1만원의 현금배당을 의결했다. 좌당지분액은 2023년 85만1106원에서 2024년 89만6273원으로 4만5167원 증가했다. 1만원 현금배당과 좌당지분액 상승분을 반영한 지분증가율은 6.5%로 나타났다.

반면, 현금배당 없이 당기순이익을 자본 전입 및 좌당지분액 상승으로 녹여낸 조합들도 많이 있다. 전기공사공제조합은 지난해 당기순이익 294억원 전액을 이익준비금으로 잡았다. 그 결과 1좌당 지분액은 36만3660원으로 전년대비 4819원 증가했다.

건설엔지니어링공제조합은 당기순이익 32억1000여만원을 자산 확충을 통한 사업역량 강화에 집중할 목적으로 전액 이익준비금으로 적립했다. 출자증권상 좌당지분액은 전년 22만130원보다 7.3%(1만6030원) 상승한 23만6160원으로 확정됐다.

건축사공제조합은 당기순이익 55억8783만원을 이익준비금으로 적립했다. 좌당지분액은 전년 대비 6.91% 상승한 17만8240원이 됐다.

정보통신공제조합 역시 당기순이익 78억3396만원 전액을 이익준비금으로 돌렸다. 좌당지분액은 기존 45만5846만원보다 4079원(0.9%) 증가한 45만9925원이다.

전문건설공제조합 이익잉여금 처분
전문건설공제조합 이익잉여금 처분계산서안. 조합은 지난해 당기순이익 1535억원 중 1291억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현금배당 vs 미배당 이유

공제조합은 정관에 따라, 이익잉여금을 이익준비금으로 쌓거나 혹은 현금배당으로 뿌릴 수 있다. 예컨대 건설공제조합의 경우, 정관 제86조에 “이익금 중 각종 손실금 및 준비금을 공제하고 잔여금액에 대해 총회 의결을 거쳐 출자금에 비례해 배당할 수 있다. 배당률은 년 20% 이내”라고 명시됐다. 

이처럼 현금배당을 하는 조합과 안하는 조합의 차이는 무엇일까? 현금배당은 당장 조합원 손에 쥐어지는 돈이 있으니 영업활동에 유리하다. 그러나 그만큼 좌당지분액이 하락하고, 이로 인해 보증, 융자 이용한도가 줄어든다.

어차피 출자금은 조합을 탈퇴할 때 돌려받는 돈이다. 당장 현금으로 이득을 취할 것이냐, 혹은 나중에 받을 것이냐 선택의 문제이지, 조합원 입장에서 어느 한쪽이 큰 손해는 아니다.

그런데 유독 건설 관련 공제조합의 배당성향이 높은 것은 다른 조합에 비해 상대적으로 업역다툼이 심하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종합건설사는 건설공제조합, 단종건설사는 전문건설공제조합의 보증·공제상품을 이용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15년여 전부터 이런 경계가 허물어졌다. 대형 건설사가 낮은 수수료율을 내세운 전문·설비·엔공의 상품으로 갈아타는 경우도 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현금배당을 많이 하는 조합은 최근 건설경기 악화로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건설사에 더 매력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

공제업계 관계자는 “이제는 업역이 완전히 무너진 상황에서, 건설사 입장에서는 당장 이득이 되는 곳, 현금배당을 많이 해주는 곳에 마음이 쏠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영 환경·정치적 이슈도 영향

현금배당에는 조합 경영 환경이나 정치적인 이슈도 영향을 준다. 정보통신공제조합은 2017년 정기총회에서 좌당 650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하고, 총 70억원 가량을 조합원에게 돌려줬다. 당시 광교신도시 땅을 매각해서 영업외수익이 많이 발생한데 따른 이익 환원 측면이다.

기계설비건설공제조합은 올해 좌당 3만원의 배당금을 결정했는데, 이는 조합이 역대 최대 당기순이익(416억원)을 달성한 덕분이기도 하지만, 현재 이사장 선임 논란이 있는 내부 상황을 고려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김종서 이사장 직무대행 체제에서 3년 연속으로 높은 실적을 낸 것을 대내외에 과시해, 이사장 선임 갈등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함이란 의견이다.

마찬가지로 전문건설공제조합이 당기순이익의 대부분을 배당에 사용하는 것은, 경쟁사인 건설공제조합의 실적이 주춤한 틈을 타서 치고올라가려는 것이란 분석도 있다.

최근 건설 경기 악화로 대형·중견 건설사들이 잇따라 무너지면서 지난해 건설공제조합 보증실적이 흔들리는 틈을 타, 조합원 영업 경쟁에서 우위를 가져가려는 포석이란 것이다. 

이밖에 조합 규모도 현금배당 여부에 영향을 준다. 조합 자본금이 1000억원 미만인 경우 기초체력을 키우는 게 우선이기 때문에 현금배당은 거의 불가능하고, 1조원 미만의 경우도 현금배당 효과가 크지 않으면 이익준비금으로 적립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공제업계 관계자는 “우리는 소액 공제·보증이 많아서 5좌만 들고 있는 조합원이 상당수를 차지한다. 이들에게 현금배당을 하더라도 큰 실익이 없다. 조합마다 각자의 사정에 따라 자본 전입과 현금배당 중 경영에 유리한 방식을 선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