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임 연수 기준 철폐...능력·실적 따라 빠른 승진
[한국공제신문=강태구 동경특파원] 손보재팬보험이 일본 기업 특징 중 하나인 연공서열제를 탈피하는 새로운 인사제도를 만들어 보험업계에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일본경제신문은 손해보험사 손보재팬이 기존 인사제도시 세분화됐던 역할 등급을 정리해 등급별 재임 연수 기준을 철폐했다고 지난 22일 보도했다. 빨라도 40세 전후였던 과장 승진을 10년 정도 앞당겨 구조상 20대 등용도 가능해졌다.
우선 손보재팬은 지금까지 5단계로 구분됐던 역할등급을 3단계로 줄였다. 특명과장, 업무과장, 부부장 등 복수 지위를 없애 약 1만명의 직함을 바꿨다. 직함 별로 2~4년 걸렸던 재임 연수 기준도 철폐해 승급을 위해 필요한 수순도 줄였다. 능력이나 실적에 따라 빠른 승진이 가능해졌다.
글로벌 직, 에어리어 직 등으로 정해졌던 승격 방법의 차이도 없애 생활양식에 맞춰 일하는 방법을 선택하기 쉽게 했다. 전근을 받아들이는 사원에게는 인생설계의 리스크를 배려해 '전근 프리미엄'으로 임금을 높여준다.
지금까지 지방에서 일하는 경우가 많은 자동차 사고조사 전문직은 관리직이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전근이 요구돼 왔다. 앞으로는 지방 주재 그대로 승진이 가능하다.
지난 2014년 구 손보재팬과 구 니혼코아(日本興亞)손해보험이 합병해 탄생한 손보재팬의 이번 인사제도 개혁은 합병 이래 최대 규모다. 모회사인 손보홀딩스(HD)는 지난 8월에 사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일하는 방법 개혁 추진본부’를 설치해 향후에도 그룹 전체의 일하는 방법 개혁에 주력할 방침이다.
손보재팬은 능력에 따른 등용의 추진에 맞춰 사원의 재교육도 함께 추진한다. 이달부터는 현장 담당 손보그룹 사원이 강사를 맡아 글로벌 전략, 지역 활성화 등에 대응하는 방법에 대해 수강인원 20명 전후의 세미나를 8개 개강하고 사내외 강사에 의한 연간 40종류 라이브 송신 수업도 마련돼 있다.
연차별로 정해진 연수내용의 구별을 없애고 손보재팬의 2만5000명 사원 중 희망자를 전원 수용해 연수를 진행한다. 영업이나 보험금에 관한 업무 외에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X)이나 리더십도 배울 수 있다.
지난달부터 지방 영업사원이 보험상품 개발에 참가할 수 있는 '마켓 리서치' 제도도 시작됐다. 지방에 근무하는 5~15년째 사원을 부서장이 추천해 본사 개발 프로세스에 참여하는 구조다. 일하는 장소나 직함에 관계없이 오는 2023년까지 200명 이상의 사내 인재를 적극 등용할 계획이다.
4차산업혁명과 코로나19로 인해 IT기술과의 융합 등 큰 변화에 직면한 금융업계는 능력 있는 젊은 층의 등용을 촉진시키기 위해 제도개혁을 서두르고 있다. 삼정주우은행은 지난 1월에 인사제도를 개편해 빠를경우 30살에 관리직에 부임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편했다.
한편 손보재펜은 일본 취준생들이 취업하고 싶은 기업 중 하나다. '다이야몬드 휴먼 리소스'가 내년 3월 졸업 예정인 대학생·대학원생을 대상으로 조사한 '신입사원 채용 순위도'에 따르면, 손보재팬은 제일생명보험회사에 이어 취업 희망기업 2위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