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와 가계 자산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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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와 가계 자산구조
  • 최미수 서울디지털대 교수 cms@sdu.ac.kr
  • 승인 2025.03.06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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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공제보험신문=최미수 교수] 금융시장을 포함한 자산시장도 고령화의 영향을 받는다.

고령화가 가계 부문의 자산 보유규모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가설은 기본적으로 개인의 소득, 소비 및 저축에 대한 선택이 나이에 따라 달라진다는 이론적 배경에 기초한다. 생애주기가설과 항상소득가설에 따르면 개인은 퇴직 후에 소득 감소로 인해 근로기간 동안 축적한 자산을 소진한다. 저축이 없다고 가정하면 고령인구의 비중이 늘어날수록 개인의 평균 자산 보유규모는 줄어든다.

우리 가계는 오래전부터 금융자산 중 예금을 가장 선호했다. 최근 들어 가계 금융자산의 예금 집중현상은 더 심화되고 있다. 2008년 가계 보유 금융자산 중 예금 비중이 가구 평균 66.5%였는데 2021년 87.2%로 상승했다. 우리나라 주식시장의 낮은 수익률이 한 원인일 수 있고 고령가구의 비중이 증가한 것도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고령가구는 안전자산을 선호한다. 고령층에 진입한 가구는 근로소득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주식보유를 피하거나 보유규모를 줄이게 된다. 금융이해력이 부족하면 주식시장에 참여하지 않는 경향이 강하며 고령층에서 그 정도가 더 심하다. 또한 펀드 구성비율이 급격하게 하락하며 개인연금 자산 보유규모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큰 폭으로 떨어지게 된다.

고령가구의 금융자산 소진속도도 대체로 완만한 편인데 나이가 들어가면서 주식 및 펀드 등 자본시장 자산, 개인연금 자산 등을 먼저 소진하고 예금을 유지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자본시장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고령가구도 총자산 및 순자산을 크게 줄이지 않으며 75세를 넘어도 총자산은 정점 연령대의 87% 수준이 유지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고령가구에서도 자산소진이 느리게 진행되는 것이다. 대다수 가구는 고령이 되더라도 자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부동산을 포기하지 않으면서 줄어든 소득에 맞추어 지출을 더 큰 폭으로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펀드, 채권, 주식 등을 포괄하는 자본시장 자산 규모는 40~44세에 정점을 기록하는데 59세까지 크게 떨어지지 않다 60세부터 떨어지기 시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총자산이나 총금융자산 대비 고령가구의 자본시장 자산 규모 하락 폭은 매우 큰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고령가구의 자산 적정성을 분석한 결과에서 전반적으로 자산규모는 증가했으나 여전히 가구간 격차가 존재하며 순자산 하위 가구에서는 소비를 충당할 자산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고령가구의 자산 중 상당 부분이 부동산, 특히 거주자산에 편중되어 있으며 금융자산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작아 장기적인 현금흐름을 창출하기 어려운 구조이다. 금융자산 대부분이 연금자산이 아닌 예·적금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고 연금과 같은 유용한 노후소득원은 부족한 실정이다.

고령가구의 금융자산을 더 효과적으로 배분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고령층은 대체로 위험회피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금융투자상품의 활용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

아울러 금융투자상품 이해도가 낮은 고령층을 위한 맞춤형 금융교육을 확대하고 디지털금융에 관한 지속적인 교육과 서비스 향상을 통해 현재 금융투자사가 제공하고 있는 다양한 자산관리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과 활용도를 제고할 필요가 있다.

물론 금융투자사들의 자산관리 기능 강화도 중요하다. 지본시장에 참여하는 가계 또는 개인은 대부분 소액투자자들이며 과거에는 자산관리서비스를 받기 어려웠던 투자자들이다. 이들을 포함한 고령층이 오랫동안 자본시장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개인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어야 한다.

일본에서도 고령화로 인해 이들이 보유한 금융자산 규모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이들이 금융거래와 관련한 의사결정에서 곤란한 상황에 처할 수 있음에 따라 고령 친화적인 자산관리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다이와종합연구소에 따르면 일본 65세 이상 고령자의 금융자산 보유액은 2023년 1129조엔에서 2035년 1601조엔으로 1.42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령사회에서 고령자가 직면하는 어려움과 리스크를 해소하고 고령층에 적합한 금융상품 및 서비스에 관한 지식을 습득할 수 있도록 고령자 지원방안을 마련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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