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제기관 자회사 전수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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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제기관 자회사 전수조사
  • 박형재 기자 parkhyungjae@kongje.or.kr
  • 승인 2024.06.18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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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현황 살펴보니… 임대업, 골프장, 상조 등 다양
회원복지 명분으로 수익성·안정성·인사적체 해소 효과
공제기관 특성에 맞는 영역 발굴, 사업타당성 검토必
엔지니어링공제조합은 EGI IND란 자회사를 통해 부동산 개발 및 투자업무, 스카이밸리CC와 힐드로사이CC 골프장 관리 업무 등을 수행하고 있다. 스카이밸리CC 홈페이지에 접속하자, 엔지니어링공제조합이 보유한 2개의 골프장 안내가 표시되고 있다.
스카이밸리CC 홈페이지에 접속하자, 엔지니어링공제조합이 보유한 2개의 골프장 안내가 표시되고 있다. 엔지니어링공제조합은 자회사 EGI IND를 통해 부동산 개발 및 투자업무, 골프장 관리 등을 하고 있다. 

[한국공제보험신문=박형재 기자] 공제기관의 수익 모델은 크게 세 가지다. 첫 번째는 보증·공제·적립형공제 사업, 두 번째는 자산운용, 세 번째는 직영사업 및 자회사 운영이다. 이 중에서도 직영사업은 그간 보조업무로 여겨졌으나 최근 들어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주요 공제기관은 어떤 사업과 자회사를 통해 돈을 벌고 있는지 전수조사했다.

군인공제회, 신탁·캐피탈·자산운용 시너지

군인공제회는 엠플러스에프엔씨, 공우이엔씨, 대한토지신탁, 한국캐피탈, 엠플러스자산운용, 군인공제회C&C 등 6개의 자회사를 두고 있다. 군납 물품 생산, 국방 IT사업, 시설관리 등 군대와 밀접한 사업을 추진하는 동시에, 금융자회사를 통해 공제회와 시너지를 내는 것이 특징이다.

엠플러스에프엔씨는 군(軍) 식생활 개선과 군수품의 질적 향상을 위해 1984년 군인공제회 직영사업소로 설립된 군수물자 전문회사다. 전투복, 침낭, 전투화, 두부류 등을 생산해 군 부대, 학교, 병원, 기업체 등에 납품하고 있다.

군인공제회 C&C는 1992년 설립된 국방 IT 전문기업이다. 국방 정보체계 유지보수전담사업, 국방 정보시스템 구축사업, 국방복지카드 및 나라사랑카드 관리, 온라인교육(장병자기계발, 사이버학위) 등 회원 복지사업을 수행한다.

공우이엔씨는 1993년 설립된 시설관리 전문회사다. 국방시설관리, 부동산 임대·자산관리(빌딩, 공동주택 등), 골프장 등 체육시설 운영, 주차장/매점 운영사업, 군 민간위탁(PMC) 사업 등을 하고 있다.

사업 포트폴리오를 살펴보면, △육군오수처리시설 용역관리 △국오터널관리소 인수 △문학터널 인수 △현대슈퍼빌스포츠센터 개관 △운송물류사업 △상무대·충성대 체력단련장 운영 △신길골프장 운영 △전기·창호·조경공사 등을 수행했다.

나머지 3개 자회사는 금융업에 특화됐다. 대한토지신탁은 전업 부동산신탁회사로 부동산 개발·리츠·도시정비사업 등에 대한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한다. 군인공제회 100% 출자회사로 1997년 출범했으며 2014년 업계 최초 국유지신탁개발사업 준공, 2016년 업계 최초 도시정비사업 단독시행 등의 이력을 갖고 있다. 2023년 기준 자본금 1100억원, 자산 7686억원, 이익잉여금 2828억원이다.

한국캐피탈은 여신전문 금융회사로 리스금융, 할부금융, 기업금융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무담보 주택대출, 자동차 담보대출 등도 취급하며, 군인·군무원 전용상품인 ‘M+론’, ‘초급간부 생활보조대출’을 별도로 운영한다.

엠플러스자산운용은 대체투자 전문 자산운용사로 2008년 4월 설립됐다. 부동산·PF·부동산 관련 유가증권·특별자산에 투자해 발생한 수익을 배당하는 펀드를 설정 및 운용하고 있다. 자본금 200억원, 자산 273억3449만원, 영업수익 14억8050만원 등이다.

군인공제회는 금융 3사와 협업을 통해 다양한 사업을 전개한다. 한국캐피탈은 군인·군무원을 위한 중금리 대출상품을 운영하고, 대한투자신탁이 가져온 부동산PF에 군인공제회가 투자자로 참여하는 식이다. 엠플러스자산운용은 부동산 대체투자를 비롯한 자산운용 전반에서 시너지가 난다.

군인공제회 관계자는 “좋은 딜이 생기면 같이 투자하고 사업적인 시너지가 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대한토지신탁 홈페이지 회사소개에 군인공제회, 한국캐피탈, 엠플러스자산운용과 함께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적혀 있다.
군인공제회 금융자회사인 대한토지신탁 홈페이지에 군인공제회, 한국캐피탈, 엠플러스자산운용과 함께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적혀 있다.

교직원공제회, 회원 편의·복지 지원

한국교직원공제회는 6개의 자회사를 갖고 있다. The-K호텔앤리조트, The-K제주호텔, The-K저축은행, The-K소피아그린, The-K예다함상조, The-K교직원나라 등이다.

The-K호텔앤리조트와 The-K제주호텔은 서울, 설악산, 지리산, 경주, 제주 등 국내 주요 여행지에서 회원들이 저렴한 가격에 호텔서비스와 휴양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설립됐다. 제주호텔의 경우 400개 객실과 1500명을 동시 수용할 수 있는 컨벤션센터를 보유하고 있다.

The-K소피아그린은 교직원에게 수준 높은 레저·문화생활을 제공하기 위해 설립됐으며, 경기도 여주시에 있는 소피아그린CC 골프장을 운영하고 있다.

The-K저축은행은 교직원에게 금융편의를 제공하여 재테크 및 자산증식에 도움을 주고자 설립돼 예금과 적금, 교직원공제회원 전용 정기적금 서비스를 제공한다. The-K예다함상조는 생애단계별 복지혜택 중 마지막 단계인 장례서비스를 제공하여 ‘요람에서 무덤까지’ 회원의 평생 복지제도를 구현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The-K교직원나라는 교직원 복지포털사이트 ‘The-K mall’ 운영과 ‘교육기관 전자조달시스템 S2B’ 운영을 맡고 있다. 더케이몰은 가전제품, 생필품 등 공제회 제휴 기관의 상품을 특가로 판매하는 온라인 쇼핑몰이고, S2B는 각급 학교 및 지방계약법 적용 공공기관의 수의계약 업무를 돕는 일종의 조달청 나라장터와 같은 기능을 수행한다. 이들 자회사는 모두 공제회 100% 출자회사로, 공제회는 배당금을 통해 수익을 얻는다.

교직원공제회 홈페이지에 공개된 ‘투자 및 출자현황’ 일부. The-K호텔앤리조트 4곳에 2934억원을 투자해 출자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교직원공제회 홈페이지에 공개된 ‘투자 및 출자현황’ 일부. The-K호텔앤리조트 4곳에 2934억원을 투자해 출자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경찰공제회, 전문성 살려 인력파견·적성검사

경찰공제회는 폴에이산업과 서귀포월드컵리조트/해운대리조텔을 자회사로 운영하고 있다. 우선 폴에이산업은 2013년 5월 설립된 곳으로 주요 업무는 △건물관리업 △경비업 △위생관리업 △근로자파견업 △꽃배달서비스 등이다. 경찰공제회라는 특성을 활용해 경비, 시설관리 등 전문성 있는 분야에서 사업을 펼치는 것이 눈에 띈다.

그동안 수행한 업무를 살펴보면, △이룸웨딩홀 F&B 인원관리 △우리은행 하남현장 보안관리 △경찰공제회 임원 수행기사 △씨티센터 타워 보안관리 △대림산업 천안 현장 보안관리 등이다. 이 중 이룸웨딩홀, 대전 갈마장례식장은 경찰공제회에서 2021년 말까지 직접 운영하던 사업이고, 경찰공제회 임원 수행기사 역시 공제회와 업무연관성이 있다.

이와 함께 경찰공제회가 운영하는 서귀포월드컵리조트는 제주도 서귀포에 있는 숙박업소이고, 해운대 리조텔은 40여 객실을 보유한 리조트다.

경찰공제회는 자회사 외에 직영사업도 활발하다. 서울시 마포구 마포자람빌딩을 비롯해 총 5개의 건물임대업을 직접 수행하며, 경찰 채용 및 승진을 위한 교재를 판매하는 ‘교재출판업’도 하고 있다. 또한 제조사, 통신사와 제휴를 맺고 휴대폰을 싸게 공급받아 공제회원에게 판매하는 ‘복지폰 사업’, 전국의 운전면허 갱신을 돕는 ‘운전면허적성검사 사업’도 하고 있다.

경찰공제회는 자회사 폴에이산업을 통해 건물관리업, 경비업, 근로자파견업 등의 사업을 하고 있다.  

골프장부터 실버타운까지… 사업 범위 다양

다른 공제기관들도 필요에 따라 자회사를 설립·운영하고 있다. 건설공제조합은 세종개발이란 자회사를 통해 퍼블릭골프장인 세종필드GC를 운영 중이며, 전문건설공제조합은 항석개발을 통해 충북 음성군에 위치한 코스카CC를 운영한다.

엔지니어링공제조합은 EGI IND란 자회사를 통해 부동산 개발 및 투자업무, 엔지니어링공제빌딩과 EGI 빌딩 관리, 스카이밸리CC와 힐드로사이CC 골프장 관리 업무 등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수익성 좋은 부동산은 직접 투자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제업계 관계자는 “엔공은 우량한 부동산 딜이 있으면 자회사를 통해 투자자로 사업에 참여하고, 관련 건설사를 자기네 보증·공제에 가입시키는 방식으로 공격적인 영업을 펼쳐 재미를 봤다”고 설명했다. 한번 보증이나 공제에 가입하면 출자금 빼는 게 쉽지 않아서, 투자리스크를 감수할 수만 있다면 수익성과 영업 모두에 좋은 전략이란 평가다.

과학기술인공제회는 세마파트너스란 자회사를 통해 은퇴한 과학기술인을 위한 실버타운 ‘사이언스빌리지’를 운영 중이다. 대전 대덕연구단지에 위치한 사이언스빌리지는 SK텔레콤이 200억원을 출연하고 국민 세금 160억원, 한국과학기술총연합회 100억원까지 총 460억원을 투입해 2019년에 완공됐다. 지하 2층~지상 10층 건물로 1인실 100세대, 2인실 140세대 총 240세대로 구성됐으며 식사와 의료 서비스, 골프연습장 등 편의시설을 갖췄다.

나머지 공제기관들은 자회사가 아닌 직영사업 형태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대한소방공제회는 직영사업으로 서울 소방공제회관과 대천 파레브 호텔을 운영 중이다. 또한 남양주 소공물류센터, 천안 소공물류센터 등 다수의 부동산 투자에 직접 참여해 토지 개발, 물류창고 운영 등으로 수익을 내고 있다.

대한지방행정공제회는 직영사업체로 중원골프클럽과 호텔 인더시티(4성급)를 운영한다. 소방산업공제조합은 제주도 한림리조트를 최근에 인수해 리모델링을 거쳐 조합원과 일반인을 상대로 운영하고 있다.

소프트웨어공제조합은 사옥관리부서를 통해 서울 강남 소프트웨어타워와 성남 판교 소프트웨어드림센터 임대사업을 하고 있다. 특히 소프트웨어드림센터는 지상 6층, 지하 6층, 대지면적 5633평, 연면적 2만3716평에 이르는 대형 빌딩으로 2023년 완공돼 임대료 수익과 부동산 가치 상승이 기대된다.

과학기술인공제회가 자회사 세마파트너스를 통해 운영하는 실버타운 사이언스빌리지 조감도.
과학기술인공제회가 자회사 세마파트너스를 통해 운영하는 실버타운 사이언스빌리지 조감도.

부대사업 특징 살펴보니

지금까지 공제기관 자회사 및 직영사업 운영 현황을 살펴봤다. 주요 특징을 정리하면, 잘나가는 공제기관들은 본업인 보증·공제·적립형공제 사업 외에도 직영사업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고 있었다.

직영사업 중 가장 무난한 방식은 상업용 부동산 매입이다. 서울 강남, 성남 판교 등 핫플레이스에 건물을 매입해 일부는 직원 사무공간으로 사용하고 나머지에서 임대수익을 얻는 방식이다. 시간이 지나면 부동산 가치 상승에 따른 시세차익을 노릴 수 있다.

이와 함께 회원 복지라는 명분과 함께 고정 수익이 확보되는 호텔·숙박업 진출이 두드러졌다. 호텔·숙박업은 안정적인 캐시카우를 형성하고 회원 할인 이벤트를 제공하거나, 회원 방문을 유도해 객실 회전율을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보다 업력이 길고 여유자금이 있는 공제기관은 골프장 사업에도 손을 댔다. 골프장은 개별 매입단가가 높고 아파트처럼 매매가 원활하지 않아 단기 시세차익이나 현금화에 어려움이 있으나, 자체 수익성이 좋고 환경규제로 신규 골프장 설립이 제한적이며, 임직원 영업과 조합원 복지 등 각종 행사에 활용하기 편한 것이 장점이다. 실제로 엔공에서 운영하는 힐드로사이CC의 2022년 매출은 145억8075만원에 달한다. 판매관리비와 인건비 등 비용을 제외한 영업이익은 27억3300만원이다.

자회사 운영의 또다른 특징은 본업과의 연계성이다. 본업 연계사업에 진출해 시행착오를 줄이거나, 보유 회원을 활용해 안정적인 수익이 기대되는 분야에서 신사업 진출이 활발한 것으로 분석됐다.

예컨대 군인공제회의 경우, 군납 물품 생산, 국방 IT사업, 시설관리 등은 보안 및 안보 이슈 때문에 민간에서 할 수 없는 사업이라서 공제회가 자회사 형태로 떠안았다.

경찰공제회는 자신의 전문 분야에서 활로를 찾은 사례다. 자회사 폴에이산업에는 경찰 출신 임직원이 다수 근무하고 있어 사업영역인 경비, 보안, 건물관리, 인력파견 등에 강점이 있다.

이밖에 교직원공제회가 운영하는 호텔, 리조트, 저축은행, 상조, 온라인쇼핑몰 등은 회원 복지사업이라는 명분과 함께, 89만명에 달하는 공제회원의 구매력을 고려한 전략으로 보인다.

이처럼 다양한 형태의 직영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사업범위가 공제기관 업무와 동떨어져 있거나, 직접 관리하기 힘든 경우 자회사로 분리하는 경향성을 보였다. 자회사는 대부분 100% 출자회사로 되어 있어 배당금 수익을 얻는 형태다.

수익성·영속성 등 사업타당성 검토해야

공제 자회사 및 직영사업은 수익성과 안정성, 인사적체 해소라는 세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공제와 보증 등은 해마다 경영환경변화 및 손해율에 따라 수익성이 달라진다. 그러나 임대업, 호텔업, 골프업 등은 매년 고정 수익이 나온다.

사업추진 과정에서 이익잉여금을 자본으로 쌓을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공제기관은 일반적으로 정관에서 정한 일정금액 이상을 사내유보금으로 보유할 수 없다. 해마다 남은 이익금을 조합원 배당금 등으로 배분해야 하는데, 상업용 부동산을 매입할 경우 목적사업 명목으로 유보금을 활용해 조합 재산을 늘릴 수 있다.

아울러 직원 중 사업 담당자를 두거나, 자회사를 만들어 ‘낙하산 인사’를 내보내는 식으로 인사적체 해소에도 도움이 된다.

다만 신규 사업이 모두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전략적 고민 없이 공제회원 숫자만 믿고 시작하거나, 사업타당성 검토가 미흡하면 큰 손해를 볼 수 있다.

실제로 교직원공제회는 2003년 설립한 The-K손해보험을 하나금융에 매각했다. 교원자동차나라로 사업을 시작해 일반보험과 장기보험 등 전 부분의 사업허가를 받아 2014년 종합손해보험사로 발돋움했지만, 자동차보험에 집중된 사업구성과 낮은 시장점유율로 인해 경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경찰공제회는 2022년 직영사업으로 운영하던 이룸웨딩홀과 대전 갈마 장례식장에서 손을 뗐다. 코로나19 영향으로 결혼과 장례업 모두 매출이 급락한 게 원인이었다.

교직원공제회 관계자는 “공제회는 일반 민간기업과 달리, 수익성과 회원 복리증진을 동시에 추구해야 하므로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균형 잡힌 사업계획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출자회사 설립은 회원들의 니즈뿐 아니라, 공제회의 설립 취지와 동일한 목표의식을 기반으로 해야 한다. 또한 회원들이 납입한 소중한 자산을 활용하므로 면밀한 사업 타당성 검토와 함께 재무 분석, 법 규제 파악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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