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談] 이해관계 얽힌 장기렌터카 경력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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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談] 이해관계 얽힌 장기렌터카 경력 인정
  • 이재홍 기자 leejaehong@kongje.or.kr
  • 승인 2024.01.09 10: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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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談]은 보험업계의 숨은 이야기를 다루는 코너입니다. 보험상품 개발 비하인드스토리부터 각종 카더라 통신까지 보험업계 여러 담론(談論)과 아주 사소한 이야기들, 때로는 보험사들이 민감한 험담(險談)까지도 가감없이 전달한다는 중의적 의미를 담았습니다.

[한국공제보험신문=이재홍 기자] 올해 중 장기렌터카 이용자들의 자동차보험 가입 경력이 인정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금융감독원은 연초 발표한 업무계획에서 장기렌터카 이용과 관련한 보험 가입 경력 문제를 들여다보겠다고 밝혔습니다. 

지금까지 장기렌터카 이용자는 보험 가입 경력을 인정받지 못했습니다. 자동차보험의 주체가 사람이 아닌 차량이라서요. 장기렌터카는 이를 운영하는 회사의 소유이기 때문에, 이용자와는 무관합니다. 그래서 실제로 장기렌터카로 아무리 운전을 많이 했다더라도, 추후 자동차보험에 가입할 때는 신규 가입자로 분류돼 비싼 보험료 내야만 했습니다.

그동안에도 불합리하다는 지적은 있었습니다만, 근래 이 문제가 본격적으로 대두된 건 장기렌터카 시장의 급성장입니다. 코로나19로 차량용 반도체 수급이 어려워지자, 적지 않은 이가 장기렌터카로 눈을 돌렸죠. 쏘카가 활성화되고, 여러 금융사도 앞다퉈 신차장기렌터카에 뛰어들었고요. 이제 장기렌터카의 주류는 법인에서 개인 이용자로 옮겨갔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이렇게 늘어난 개인 이용자들의 불만이 커졌습니다. 장기렌터카도 법정 공제상품에 가입하고 똑같이 차량을 운전하는 건데 왜 경력을 인정받지 못하느냐고요. 게다가 자동차보험에선 반드시 자신 명의로 가입한 이력이 없더라도 군에서의 운전병 경력이나 법인 운전직 근무, 종피보험자 등록 등의 경력을 인정해줍니다. 심지어 다른 공제상품인 택시공제 가입 이력도요.

금융당국도 이같은 논리에 공감하고, 제도 개선을 추진키로 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또 다른 과제가 등장합니다. 장기렌터카를 이용하는 동안 발생한 사고 이력을 어떻게 반영하느냐가 그것이죠. 

자동차보험에는 카히스토리라는 게 있습니다. 보험개발원이 운영하는 보험사고 이력 조회서비스인데요. 지난 1998년 외환 위기 후 중고차 거래가 크게 늘면서 사고차량을 무사고차량으로 속여 판매하는 사례가 속출하자, 이를 방지하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자동차에 대한 일반사양부터 용도와 소유자, 차량변경 이력, 보험사고 정보 등을 제공합니다.

오늘날 많은 소비자가 중고차를 구매할 때 카히스토리를 통해 사고 이력을 확인합니다. 하지만 여기에도 맹점이 있어요. 렌터카 등으로 이용된 이력까지는 공개되지만, 당시 발생한 사고 이력은 남지 않는다는 거죠. 자동차보험으로 처리된 사고만 집적되기 때문에, 렌터카 때 이용자 100% 과실로 난 사고(공제에서 전액 배상한)는 기록되지 않습니다.

이게 장기렌터카 이용자 경력 인정이 쉽지 않은 첫 번째 이유입니다. 보험사들에는 사고 이력이 핵심이거든요. 몇 년간의 운전 여부보다 이 기간 얼마나 많은 사고가 있었는지가 보험요율을 산출하는 데는 더 중요하니까요. 결국 장기렌터카 이용자의 경력 인정이 이뤄지려면, 카히스토리가 제공하는 것에 준하는 렌터카 사고 이력 정보가 필요할 겁니다.

사실 이렇게 되면 보험사들은 오히려 좋습니다. 단순하게는 그동안 경력을 인정받지 못하던 장기렌터카 이용자들이 할인을 받게 돼 보험료 수입이 줄어들 거라 볼 수도 있겠으나, 거꾸로 신규 가입에 대한 부담으로 장기렌터카를 계속 이용하던 이들의 자동차보험 가입 전환 유도도 가능하겠죠. 사각지대에 있던 렌터카 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는 부분도 긍정적이고요.

되레 불안한 건 장기렌터카를 운영하는 금융사들 아닐까요? 계약 종료 후 이용자가 차량을 인수하지 않으면 회사가 이를 떠안아야 하거든요. 그간 없었던 장기렌터카 사고 이력이 카히스토리 혹은 이와 유사한 서비스를 통해 공개된다면, 아무래도 중고차 판매로 보전하던 이익에도 영향이 미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보험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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