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홈구장 건립 등 지역 숙원사업에 활용
재정자립도 낮은 지자체, “가뭄에 단비 같다”
손해공제사업, 지방투자분석센터 등 특급 도우미 활약
# 3월 22일 대전광역시 한밭종합운동장 부지에서 한화이글스 야구단의 새로운 홈구장인 베이스볼드림파크(가칭) 기공식이 성대하게 개최됐다. 한화 선수들과 팬들은 공사가 완료되는 2025년 3월부터 새로운 경기장을 이용할 수 있다. 야구팬들 사이에서 ‘보살’이라 불리는 이글스 팬들의 20년 숙원이 드디어 풀리게 된 것이다.
# 내년 10월 경상남도에서는 제105회 전국체육대회와 제44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가 잇달아 열린다. 개막전과 폐막전, 육상종목들이 펼쳐질 주경기장인 (가칭)김해종합운동장이 내년 4월 준공을 목표로 건립 중이다. 김해종합운동장은 지하 5층, 지상 3층, 1만50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형 스포츠컴플렉스로 노후화된 기존 김해운동장을 대신해 시민들에게 다양한 즐길거리를 제공할 전망이다.
# 포화상태에 이른 경남 창원국가산업단지를 약 43만㎡에 걸쳐 확장하는 국가산단 확장사업에도 공제회의 지방재정지원금 100억원이 지원됐다. 현재 공사가 마무리된 1만평 부지에 한국가스공사 등이 우선 입주할 예정이며, 입주기업의 불편 해소를 위한 진입도로 공사도 함께 진행 중이다. 창원국가산업단지 확장사업이 마무리되면 창원시가 남부지역 산업발전의 메카로 우뚝 설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지방재정공제회가 ‘지역 숙원사업 해결사’로 주목받고 있다. 베이스볼드림파크, 김해종합운동장, 창원국가산업단지 확장 공사를 비롯한 다양한 지역 숙원사업들이 지방재정공제회 도움을 받았다. 시중 은행에 비해 현저히 낮은 금리로 자치단체에게 사업자금을 빌려주는 ‘지방재정지원사업’을 통해 첫 삽을 뜬 것이다.
한화이글스 베이스볼드림파크 신축사업은 총 사업비 1600여 억원이 투입되는 대형 사업으로, 한화그룹에서 430억원, 정부에서 200억원, 대전광역시에서 980억원을 부담한다.
대전시는 일년 예산이 7조5000억원에 달하는 광역자치단체지만, 980억원은 결코 적은 금액이 아니다. 이 중 180억원을 지방재정공제회로부터 시중금리 1/3 수준의 초저금리로 조달했다.
작년부터 가파른 금리상승으로 PF 성격을 지닌 야구장 건립자금을 민자로 조달하려면 최소 7~8% 정도의 금리부담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대전시는 어떻게 이렇게 낮은 금리로 180억원이라는 거금을 빌린 것일까. 그리고 지방재정공제회는 어떤 기관이길래 수백억원의 거금을 저리로 빌려줄 수 있을까?
예산부족 SOC, 구원투수 나선 공제회
한국지방재정공제회는 행정안전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따라서 비영리 목적으로 오직 회원인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지원만을 위해 움직일 수 있다.
특히 지방재정지원사업을 통해 시중에 비해 현저히 낮은 금리로 자치단체에게 수익을 환원하고 있다. 공제회가 지난 10년간 지자체에 빌려준 자금은 1조3000억원에 달한다. 이는 전국 10개 프로야구단의 홈구장을 모두 새로 지을 수 있는 정도의 금액이다.
공제회의 규모가 커질수록 재정지원 규모도 커지고 있다. 최근 5년간 투입된 금액은 연평균 1885억원에 달한다.
지방재정지원사업 지원규모는 매년 말 공제회의 연간 재정계획을 바탕으로 행정안전부와 협의를 통해 결정한다. 지원대상은 행안부가 자치단체들을 대상으로 총 지원금액 한도 내에서 수요조사를 하고, 자금배정을 요청한 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자금을 배분한다.
연간 신규 지원금액은 2022년 1537억원, 2023년 1640억원, 2024년 1790억원으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이는 경기침체로 인한 자산가치 하락의 영향 등으로 불가피하게 지방세 세수가 줄어들 것을 감안한 회원지원 차원의 선제적인 조치라 할 수 있다.
상환기간은 2년 거치 5년(혹은 10년) 분할상환으로, 2023년 12월 현재 전국 173개 지역개발 프로젝트에 지원하고 있는 금액은 총 6883억원이다.
공제회의 도움으로 앞서 언급한 대형 프로젝트 뿐만 아니라, 지자체의 다양한 숙원사업이 해결되고 있다. 인천광역시는 재정부족으로 장기간 착공하지 못하던 관내 신규 공원 조성사업을 시작했다. 공제회로부터 2020년 150억원, 2022년 640억원, 2023년 165억원 등 총 955억원을 저리로 지원받아 인천지역 30여 곳에 주민들이 자연과 함께할 수 있는 공원을 순차적으로 조성하고 있다.
이 외에도 지방자치단체 회원이 예산부족으로 추진하지 못하거나 보류됐던 도로조성 및 확장사업, 하천 재해방지 사업, 공공급식센터, 복합커뮤니티센터나 행정복지센터 건립까지 지원함으로써 지방재정지원금은 재정이 넉넉지 않은 자치단체에 그야말로 단비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지자체 건전재정 버팀목
지방재정공제회가 이처럼 지방자치단체의 재정건전성 버팀목 역할을 하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지방재정공제회의 설립 목적과 사업 모델이 모두 지자체 발전에 맞춰져있기 때문이다.
지방재정공제회는 태풍, 화재 등으로 피해를 입은 지자체의 건물 및 시설물 복구 지원을 목적으로 1964년 설립됐으며, 전국 지자체와 공사 등 410여개 단체를 회원으로 두고 있다.
주요 업무는 공제사업, 지방회계통계사업, 지방투자분석센터, 옥외광고사업, 지방소멸 대응기금 지원 등이다.
공제사업의 경우, 회원인 지방자치단체가 소유·관리하는 건물과 시설물, 관공선(선박) 등에 대한 공제보험상품을 제공하고 수익을 얻는 것이다. 건물·시설물 재해복구, 영조물배상공제, 단체상해공제, 시민안전공제 등 차별화된 서비스를 통해 지자체 소유 시설물에서 사고 발생시 이를 해결해주고 있다.
지방회계통계사업은 지자체의 회계업무 전반을 도와주는 것이다. 공공시설 원가분석 컨설팅, 자치단체 재무분석 컨설팅, 재무결산 지원 등 전문가 분석을 통해 지자체의 효율적인 재정 운영을 돕는다.
지방투자분석센터는 전국 243개 지방자치단체의 총사업비 500억원 이상 신규투자사업에 대한 타당성 조사와 연구, 투자사업 이력관리, 투자사업 교육‧컨설팅 등을 진행한다. 막대한 세금이 투입되는 SOC 사업이 잘못되지 않도록 사업타당성을 꼼꼼히 검토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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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 지방소멸대응기금은 지방소멸 및 지역 인구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10년간 약 10조원 규모의 정부 출연금을 관리 운영하는 것이다. 지자체에서 제출한 투자계획서의 공정한 평가를 통해 지자체 주도로 차별화된 사업을 발굴하고 지역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옥외광고사업은 인천공항고속도로, 경부고속도로 등에 세워진 광고판을 관리하고 수익을 얻는 것이다.
공제회는 이렇게 다양한 사업을 통해 얻은 수익금을 지방재정지원금으로 활용해 지자체에게 환원하고, 지역 발전을 돕는 든든한 동반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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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재 한국지방재정공제회 이사장은 “공제회는 국내 유일의 지방재정 지원 전문기관”이라며 “지방재정지원금을 비롯한 다양한 지원사업을 통해 지역 숙원사업을 해결하고 지방자치단체의 건전재정 버팀목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