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M협회 출범, 공유킥보드 ‘누더기 규제’ 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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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협회 출범, 공유킥보드 ‘누더기 규제’ 푼다
  • 박형재 기자 parkhyungjae@kongje.or.kr
  • 승인 2022.07.2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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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지자체 규제 리스크에 생존 위기… 모빌리티 산업 후퇴
길 잃은 ‘전동킥보드法’ 제정, 실효성 없는 제도 개선 앞장

[한국공제보험신문=박형재 기자] 한국퍼스널모빌리티(PM) 협회가 공식 출범한다. 공유킥보드 업계의 목소리를 체계적으로 대변하고 대외 소통을 강화하기 위함이다. 공유킥보드는 국내 도입 4년 만에 월 125만명이 이용하는 친환경 교통수단으로 떠올랐으나, 전용 법안이 없고 지자체마다 ‘고무줄 규제’를 적용해 성장에 발목이 잡힌 상태다. PM협회 출범으로 규제 리스크를 줄이고 보행자 안전과 PM활성화에 새로운 기회가 열릴지 주목된다.

PM협회 출범, 업계 대변인 역할

한국퍼스널모빌리티 협회는 6월 15일 창립 총회를 열고 임원사 선출 및 정관을 확정했다. 국토교통부에 설립 허가서를 제출했으며, 허가시 비영리 사단법인으로 오는 9월 출범할 예정이다.

협회에는 공유킥보드 업체 11곳이 모두 참여한다. △뉴런 △다트 △디어 △버드 △빔 △스윙 △씽씽 △알파카 △지쿠터 △킥고잉 △플라워로드 등이다. 초대 협회장은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김필수 교수가 선출됐다.

협회는 신규 회원사 참여를 유도해 산업 외연을 확장하고, 국토교통부와 긴밀한 협의를 통해 PM 활성화를 막는 규제 혁신에 앞장설 계획이다.

실제로 전동킥보드, 전기자전거 등의 퍼스널 모빌리티(PM·Personal Mobility)는 친환경 이동수단으로 각광받고 있으나, 관련 법안이 없어 정부와 지자체로부터 이중, 삼중 규제를 받고 있다. 규제 리스크로 인해 세계 1위 전동킥보드 기업 라임이 한국 사업에서 철수하는 등 생존을 위협받고 있다.

한국PM협회 관계자는 “정부와 지자체, 국회와 논의를 통해 업계 목소리를 전달하고, PM법 제정을 통해 정책 변동성을 줄이며, 보행자 안전과 PM 활성화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퍼스널모빌리티협회 관계자들이 지난 6월 15일 창립총회를 열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퍼스널모빌리티협회 관계자들이 지난 6월 15일 창립총회를 열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과잉 규제에 이용자 급감

국내에서 전동킥보드를 비롯한 PM서비스가 시작된 것은 2018년부터다. 국내 도입 당시만 해도 관련 시장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다. 세계적으로 기후변화에 맞서 탄소배출 감축을 추진하면서, 친환경 이동수단인 PM의 활용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또한 PM은 지하철, 버스 등 대중교통까지 이동수단으로 활용하거나, 대중교통에서 최종목적지까지 다소 먼 거리를 편리하게 이동하는 수단으로 2030세대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실제로 전동킥보드 평균 이용시간은 9.4분, 평균이동거리는 1.5km로 조사됐다.

하지만 당초 예상과 달리 국내 PM시장은 생존 위기에 내몰려있다. 정부와 지자체가 규제 일변도 정책을 펼치면서 성장 동력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2021년 5월 시행된 개정 도로교통법이다. 당시 PM 관련 사고가 늘어나자 정부는 도로교통법에 ‘PM이용시 헬멧 착용 의무화’ 조항을 추가했다. 이에 따라 헬멧 미착용 PM운전자는 범칙금 2만원을 물게 됐다.

PM사업자들은 전국에 4만5000여개 안전모를 기기에 비치하며 헬멧 착용을 독려했으나 역부족이었다. PM이용자들은 위생 문제, 스타일 등의 이유로 안전모를 꼭 써야한다면 차라리 공유PM을 이용하지 않겠다는 반응을 보인 것이다.

2021년에 비치한 헬멧의 90% 가량이 분실됐고, 규제로 인해 개인형 전동킥보드의 판매량은 2020년 8만500대에서 2021년 2만5069대로 68.9% 급감했다. 공유 전동킥보드 월간이용자 수도 2021년 5월 125만7644명에서 2022년 2월 기준 56만7556명(54.9% 감소)으로 반토막났다.

반면 한국소비자원(2021) 조사에 따르면, 공유PM 이용자 중 안전모를 착용한 사람은 3.1%에 불과해 실효성은 없었다. 해외 선진국들이 안전모 착용을 ‘미성년자 의무, 성인 권장사항’으로 규정한 것에 비해 과도한 규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예컨대 일본은 최근 도로교통법 개정을 통해 전동킥보드 면허 필수 조항을 없애고, 헬멧도 필수조항에서 제외했다. 그 대신 번호판 조항을 신설해 전동킥보드가 교통질서를 위반할 경우 과태료를 부과한다. 또한 책임보험 가입을 의무화해 사고 발생시 피해보상으로 파생되는 문제를 해소하고 있다.

자료 : 차두원모빌리티연구소
자료 : 차두원모빌리티연구소
자료 : 차두원모빌리티연구소

성장 발목잡는 ‘고무줄 잣대’

PM업계 성장을 막는 요인은 또 있다. 지자체별로 제각각인 견인 요건이 그것이다.

서울시는 도로교통법에 의거해 ‘즉시 견인구역’을 지정하고 자체적으로 전동킥보드를 견인하고 있다. 차도 및 자전거도로, 지하철역 출구 전면 5m 등이 대상이다. 또한 즉시견인구역을 제외한 ‘일반 견인’ 지역의 경우 ‘민원접수 후 3시간 이내 업체 미조치시 견인’한다.

반면, 대구광역시는 도로법에 의거해 13개 중점관리구역에 주정차한 PM 기기에 대해 1시간 이내 미조치 시 수거하며 사안에 따라 과태료를 부과한다.

광주광역시는 도로교통법에 따라 ‘사고발생 우려 및 교통약자 통행에 위협을 주는 장소’에 불법주차된 PM을 견인하고 있다. 견인 기준은 ‘민원접수 20분 후’이며, 일반 구역은 자체 수거시간을 1시간 유예해준다.

이처럼 지자체마다 조례와 관련 법, 견인 조건이 다르다보니, 전국 단위 사업을 하는 PM업체들로선 어느 장단에 맞춰야할지 혼란스럽다.

게다가 일부 지역에서는 견인업체의 무분별한 견인도 논란거리다. 견인 여부를 판단하는 주체가 견인업체이기 때문에, 수익을 위해 자의적 판단에 의해 무차별 견인을 하는 것이다. 2021년 7월부터 2022년 2월까지 서울시에서 집행된 견인은 총 3만2543건으로 업체가 지불한 견인료는 약 13억원에 달한다.

견인 요금도 획일적으로 ‘경차 또는 2.5톤 미만 화물트럭’과 동일한 금액(대당 4만원)이 부과된다. 킥보드는 수거용 차량에 15대 가량 실리고, 크기와 무게, 견인 방법 등에서 일반차량과 차이가 있는데도 이를 반영하지 않은 것이다.

PM업계에서는 견인 요건이 법률에 명시된 자동차와 같이 PM의 견인 및 수거 기준도 전국적으로 통일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와 함께 ‘착용률 3%’의 실효성 없는 안전모 착용 의무 규정을 없애고, 그 대신 전동킥보드 속도를 20km/h 이내로 제한하는 등 현실에 맞는 규제 개선이 시급해 보인다. 관련 연구에 따르면, 킥보드 속도를 20km/h로 낮추면 정지거리가 26%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엇보다 PM산업이 활성화되려면 ‘PM법’을 신속히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관련법 부재로 일선 현장의 혼란이 심각한만큼, 빠르게 기준을 세워 질서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국회에는 지난해 9월 발의된 ‘개인형 이동수단 관리 및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홍기원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11월 발의된 ‘개인형 이동장치 안전 및 편의 증진에 관한 법’(박성민 국민의힘 의원) 2가지가 계류돼있다.

이들 법안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에 개인형 이동장치 인프라 구축·관리, 교통안전교육, 안전·편의 등에 관한 종합계획 수립의무 등을 부과하고, 지자체마다 제각각인 규제와 처리방법을 하나로 통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한 전동킥보드 등의 소유·보유 또는 이용 중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에 대비해 의무보험에 가입하고, 필요시 PM업체에 정부 보조금 등을 지원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PM협회 관계자는 “하루 빨리 PM법이 제정돼 올바른 공유 킥보드 이용문화가 정립될 수 있도록 통일된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산업 발전을 막는 정책 리스크에 대응하고 이용자 안전과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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