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공제업계 체크포인트 4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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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공제업계 체크포인트 4가지
  • 홍정민 기자 hongchungmin@kongje.or.kr
  • 승인 2022.01.1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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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공-건설협회, 엔공-국토부 힘겨루기
주요 공제회 올해에도 호실적 이어갈까

[한국공제신문=홍정민 기자] 2022년 공제업계는 지난해에 이어 공제조합과 협회, 조합과 정부부처간 힘겨루기가 계속될 전망이다. 대한건설협회와 건설공제조합의 내홍, 엔지니어링공제조합과 국토교통부의 소송, 생협공제를 둘러싼 생협단체와 공정거래위원회의 갈등이 어떻게 봉합될지 주목된다. 또한 지난해 흑자경영 기조를 이어갔던 주요 공제회들의 호실적이 올해에도 계속될지도 관심사다. 2022년 공제업계 체크포인트 4가지를 꼽아봤다.

엔공 vs 국토부, 승자는 누구?

엔지니어링공제조합이 국토교통부를 상대로 지난해 7월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민간 협회가 정부 행정조치에 반발해 손해배상소송까지 제기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소송 결과가 어떻게 마무리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관련기사: 엔공 vs 국토부 소송, ‘막전막후’

업계에서는 조합과 부처간 갈등이 소송전까지 비화한 이면에는 엔공의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와 국토부 간의 갈등이 있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소송 내용은 국토부가 지난 2020년 한국토지주택공사 등 국토부 산하 16개 공공기관에 발송한 공문이 부적절하며, 이로 인해 엔공이 업무상 피해를 입었다는 것이다. 

당시 국토부는 “엔공의 건설보증 업무는 법적 근거가 없다”며 국토부 산하기관 발주시 엔공의 보증을 받지 말라고 행정지도했다는데 이런 조치가 부당하다는 것이다. 

엔공은 국토부의 보증제한 조치로 인해 기존 보증 취소 및 신규 보증이 막히는 등 총 23억원 이상의 금전적 손실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국민권익위원회에도 국토부의 보증제한이 부당하다는 내용의 진정을 넣었다.

이번 사건은 엔공과 건설 관련 공제조합 간의 ‘밥그릇싸움’이 수면 위로 드러난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엔공은 10여년 전부터 본업인 엔지니어링 분야 외에 건설보증 시장에 진출하면서 다른 공제조합과 업역다툼을 벌여왔다. 

건설보증은 공사가 잘 진행되지 않을 경우 발주자가 입을 피해를 보상하는 상품으로 주로 국토부 산하 건설공제조합, 전문건설공제조합 등이 취급하는데, 엔공이 이 시장에 진출하면서 불필요한 경쟁이 발생했고, 이에 국토부가 제동을 걸었다가 소송전으로 비화했다는 것이다. 

국토부는 엔공이 대형 건설사의 건설보증을 중심으로 받아주면 중소형 건설사의 보증이 건설관련 공제조합으로 집중되고 이들의 보증 수수료는 올라갈 수 밖에 없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협회-조합 힘겨루기...누가 웃을까

협회와 공제조합 간의 갈등이 본격화되고 있다. 공제조합원들은 대부분 협회에 중복 가입돼 있고 각 시도협회장이 공제조합 운영위원 자리를 차지하면서 협회에서 조합 경영에 관여하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지난달 초 최영묵 건설공제조합 이사장이 돌연 사의를 표명했다. 최 이사장의 임기는 지난해 10월로 종료됐지만 후임 이사장 선임까지 직책을 유지하던 상황이었다. 퇴진한 배경으로 건설협회의 인사권 침해 등 지나친 간섭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건설공제조합이 신입사원 채용공고를 내고 이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대한건설협회장이 이사장에게 압력을 넣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경영권을 침해당했다고 여긴 최 이사장이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

건설공제조합 노조에 따르면 결원이 생겨 채용공고를 냈는데 건설협회장이 조합 직원이 많은 것 같으니 채용하지 말라고 요구해 이사장과 마찰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건설협회와 조합은 별개 조직인데 직원 채용까지 일일이 간섭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단독] 대한건설협회, 건설공제조합 사금고화 논란

이후 조합 운영위원회는 박영빈 전 경남은행장을 차기 이사장 후보로 단독 추천했으나 이 또한 논란이다. 노조는 박 후보가 경남은행장 시절 지역 업체들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으며, 그 업체 중 건설협회장이 소유한 회사도 있어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앞으로도 조합이 협회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란 지적이다. 조합은 박 후보의 경우 이사장 선임을 위한 공모와 면접 등 적법한 절차를 거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외에도 건축사공제조합 역시 조태종 이사장이 전횡 논란으로 구설에 오른 바 있다. 조 이사장은 ‘협회 낙하산 인사’로, 조합원 출자금을 부적절하게 운용하고, 리스크관리위원회와 협의 없이 독단으로 수십억원대 증권 상품을 매입하는 등 수상한 의혹들로 물의를 빚었다.

이런 논란의 배경에는 건축사협회에서 코드 인사를 이사장으로 내려보내고, 조합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조합이 성장하고 일정 규모 이상으로 커지고 나면, 협회에서 이권에 개입하거나, 조합 운영에 관여하려는 움직임이 늘고 있어 앞으로도 협회와 조합간 갈등은 계속될 전망이다. 

▷관련기사: 건축사공제조합 조태종 이사장 ‘전횡’ 논란④

주요 공제회, 2022년에도 호실적 이어갈까

지난해 군인, 행정, 교직원공제회 등 주요 공제회들의 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국내 주식현황은 좋지 않았으나 해외주식과 부동산 등 대체투자 분야에서 이익을 내며 순수익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김유근 군인공제회 이사장은 신년사를 통해 “지난해 자산 14조원을 돌파하며 창립이래 최고의 흑자경영을 실현했다”며 “이를 바탕으로 역대 최대 폭의 회원 이자율을 인상하는 역사적인 한 해”였다고 평가했다.

군인공제회의 자산규모는 2019년 11조5779억원, 2020년 12조6958억원이었다. 지난해 자산이 14조원을 넘는다면 전년대비 10% 이상 자산이 증가한 셈이다. 김 이사장은 “올해에도 투자사업의 전문성을 높이고 철저한 사업 리스크 관리를 통해 회원기금을 더 안정적으로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교직원공제회도 지난해 회원 87만명, 자산 52조원까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상곤 교직원공제회 이사장은 “자본시장 변동성 확대에도 불구하고 세전 당기순이익은 1조원대, 준비금적립률은 110%를 초과하는 등 사상최대의 경영실적을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에도 수익성 제고 측면에서 우수 해외 운용사와 유기적인 네트워크와 블라인드 펀드 약정 등을 통해 해외 공동투자 기회를 활성화할 방침이다.

행정공제회도 지난해 예상 당기순이익 규모가 약 5000억원 이상으로 6년 연속 당기순이익 달성했을 뿐 아니라 지급준비율도 106% 이상을 기록하며 창립이래 최대 성과를 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행정공제회의 지난 2020년 당기순이익은 2014억원으로 전년대비 2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박준하 행정공제회 이사장은 “선제적인 리스크관리 노력과 적극적인 자산운용을 통해 투자규모를 크게 확대해 좋은 결실을 본 것 같다”며 “올해에도 안정적인 자산운용을 통해 회원들 노후생활 안정에 디딤돌 역할을 하겠다”고 전했다.

생협공제 설립, 올해에는 물꼬 트일까

12년간 표류해 있던 소비자생활협동조합 공제사업의 물꼬가 트이고 있다. 생협은 지난 2010년 소비자생활협동조합법(생협법) 개정으로 조합원을 상대로 공제사업을 할 수 있는 자격을 얻었으나, 주무부처인 공정거래위원회의 반대로 지금까지 공제사업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생협 공제 허용 여부를 두고 팽팽히 맞서왔던 공정거래위원회와 생협 대표단이 지난해 말 간담회를 갖고 ‘생협 활력 제고 방안’을 발표하며 공제사업 시행에 대한 청신호가 켜졌다.

▷관련기사: “생협공제, 규제 대신 관심을”

▷관련기사: 12년간 꽉 막힌 생협공제 물꼬 트였다

생협 활력 제고 방안에 따르면 공정위는 생협의 배당금 출자 전환과 회전 출자를 허용하고 비조합원의 조합사업 이용을 원칙적으로 허용하는 등 관련 제도를 정비한다. 또한 생협 관련 조직들의 마케팅과 연구개발 활성화를 위해 ‘조합 공동 사업 법인’ 제도 도입하고 생협 연합회 설립 요건을 ‘모든 조합의 2분의 1 이상 동의’에서 ‘유형별 조합의 2분의 1 이상 동의’로 완화한다.

아이쿱생협 등 5대 생협 조합원은 140만명에 이르는 만큼, 생협공제가 본격 시행될 경우 공제업계 전반에 상당한 영향을 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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