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원치료비 지급, 고령화 펫보험 등 특화상품으로 차별화
펫 건강검진 서비스로 발전, 선제적 검사로 보험료 지출 줄여
[한국공제신문=강태구 동경특파원] 코로나19 이후 펫보험 상품 판매가 늘고 있다. 재택근무 등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고 우울감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반려동물을 통해 위안을 얻는 사람이 늘어난 것이 배경이다.
이런 가운데, 일본의 최대 펫보험 기업 애니콤 손해보험이 출시한 보험상품들이 눈길을 끈다. 병원 통원치료비를 비롯해 고령화 대비 보험 등 특화상품을 출시한데 이어, 최근에는 반려동물이 질병에 걸리기 전 건강검진 서비스를 제공해 손해율을 낮추고 있기 때문이다. 자세한 내용을 살펴봤다.
애니콤 손해보험은 일본 최대 펫보험 기업으로 손꼽힌다. 지난해 1월부터 9월말까지 신규계약 건수는 약 10.7만건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같은 펫보험 계약 증가의 배경에는 코로나19가 자리하고 있다. 일본에서 3월 7일까지 2번째 긴급사태선언이 나오면서 외출제한을 비롯해 재택근무 비중이 늘어나 집에서 시간을 보내는 사람이 늘어났고, 우울감을 달래기 위해 개나 고양이 등을 새롭게 기르는 사람이 증가한 것이다.
일본에서 펫보험을 판매하는 회사는 10여개가 있다. 이 중 최대 기업은 애니콤 손해보험이며, 두 번째인 아이펫 손해보험, 세 번째인 펫&페밀리 손해보험 등 3사가 펫보험 시장의 약 7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애니콤 펫보험의 차별화 방식은?
펫보험은 반려동물에 대한 다양한 리스크를 보상한다. 우선 사람들의 ‘의료보험’과 마찬가지로 반려동물이 질병에 걸렸거나, 부상을 당했을 때 통원이나 입원, 수술 등에 든 비용을 커버하는 내용이 일반적이다.
펫의 경우 입원보다 통원하는 케이스가 많고 사람의 의료보험과 비교해 통원 비용을 두텁게 보상하는 것이 특징이다.
애니콤 손보의 펫보험은 3종류가 있으며, 이 가운데 「동물건강보험1」의 보상내용은 통원·입원, 지급한도액은 1일당 1만4000엔, 이용할 수 있는 일수는 20일간까지(70% 플랜의 경우), 수술은 1일당 최고 14만엔까지 연간 2회까지 이용할 수 있다.
고령 펫 대상의 「동물 건강보험2」에는 통원 보상은 없으나 입원·수술의 보상범위는 「동물건강보험1」과 같다. 이 상품은 반려동물의 신규가입 연령의 상한을 철폐한 업계 최초의 보험으로 인간과 마찬가지로 고령화가 진전되는 펫에 대응한 상품이다.
한편, 아이펫 손해보험에는 두 종류 상품이 있으며, 이 가운데 상품1은 통원 1일당 12,000(연간 22일간까지), 입원 1일당 3만엔(연간 22일간까지), 수술 1회당 15만엔(연간 2회까지)이 한도액(70% 플랜)으로 되어 있다. 상품2는 통원을 보장하지 않고 보험료가 저렴한 플랜이다.
특히 두 회사 상품 모두 보험사에 치료비를 따로 청구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 특징이다. 보험사와 연계된 동물병원에서 치료받을 경우, 전산망을 통해 자동으로 보험료가 청구‧지급되는 것. 소비자가 따로 서류를 작성하지 않아도 돼 편의성을 높였다. 다만, 이용할 수 있는 동물병원이 한정되어 있어 조건에 따라서는 이용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
펫 건강검진 서비스와 유전자검사
최근의 펫보험은 놀랄만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애니콤손보는 앞으로 ‘예방형 보험회사’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기존 보험상품에서 취급하는 ‘질병 보상’ 뿐만 아니라, 평소 반려동물의 건강상태 점검을 통해 ‘질병에 걸리지 않도록’ 예방하는 대책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그 하나로 보험 부대상품으로 출시된 것이 ‘펫 검진 서비스’이다. 펫의 장기 내 흐름을 측정하여 질병의 조기발견, 치료로 연결하는 것으로 이용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장기 흐름의 상태가 펫 질병의 발생률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판단하는 데이터가 있어야만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로, 애니콤은 그룹 내에 이러한 예방 연구사업을 하는 자회사를 두고 있다.
다른 하나는 펫의 유전자 검사이다. 인간에게는 유전자 검사를 기초로 보험 인수의 가부를 판단하는 것은 윤리상 문제가 있으나, 펫의 세계에서는 유전자 검사에 의한 질병 확률 연구 등이 발전해 있다. 애니콤에서는 적절하게 키우는 방법 등을 펫숍에 조언함으로써 장래에는 유전병의 박멸을 시도해 나갈 예정이다.
이러한 대책은 견주의 이익으로 이어질 뿐만 아니라 보험사 입장에서도 손해율을 낮추고 보험금 지급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일본에서는 펫보험의 보급률이 1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으나 저출산, 고령화가 진행되는 가운데 15세 미만의 어린이 숫자보다도 반려동물로 기르는 개나 고양이의 숫자가 더 많은 편이다. 향후에도 펫보험의 보급률은 꾸준히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