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윌스토어와 굿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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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윌스토어와 굿백
  • 김민석 마스턴투자운용 브랜드전략팀장·ESG LAB 연구위원 listen-listen@nate.com
  • 승인 2024.04.30 15: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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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의 ESG 오디세이]

[한국공제보험신문=김민석] 지난 주말 아내와 나는 상태는 좋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입지 않은 옷들을 정리했다. 옷가지들을 쇼핑백에 담아 ‘굿윌스토어(Goodwill Store)’로 향했다. 굿윌스토어는 ‘자선이 아닌 기회를’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우는 장애인 직업재활시설이자, 개인이나 기업이 기증한 물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하는 사회적 기업이다. 수익금은 발달장애인 직원을 고용하고 교육하는 데 쓰인다. 

필자는 회사에서 2년 연속으로 물품 기부 캠페인을 전개하며 굿윌스토어와 인연을 맺은 바 있다. 캠페인 준비 과정에서 굿윌스토어 매장에 직접 방문해 담당자들과 미팅을 진행했다. 현장에서 본 장애인 직원분들의 열정적인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들은 기증받은 물건을 분류하고 손질하는 작업을 수행한다. 그때 다짐했다. 회사 업무와 별개로 집 근처의 굿윌스토어를 종종 찾아가기로.

아이도 함께 갔다. 매장에는 우수한 품질의 중고 상품뿐 아니라 기업에서 기증한 새 제품도 많았다. 의류뿐 아니라 도서, 장난감, 식음료 등 종류도 다양했다. 기증을 하러 방문하는 것이 제일 좋겠지만, 쇼핑 목적으로도 와볼 만한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곳곳에 ‘득템’의 기회가 존재한다.

‘우리는 장애인이 일자리를 통해 경제적 자립을 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라는 비전을 표방하는 굿윌스토어의 지난해 성과를 복기해 보자. 2023년 굿윌스토어는 8개의 매장을 신규로 오픈하고, 60여명의 장애인을 추가로 고용했다. 기증품 수는 2000만개를 상회하고, 기부 환산금액은 640억원을 넘어선다.

온실가스 저감효과는 약 4400만kg에 달한다. 굿윌스토어 기증 물품의 약 칠 할이 의류이다. 이를 고려해 면 티셔츠가 재활용(기증)되었을 경우 이산화탄소 저감 효과를 측정해 산출한 값이다. 물 절감효과는 560억 리터(L)를 훌쩍 넘는다. 이 또한 티셔츠 한 장을 만드는 데 약 2700 리터의 물이 필요한 것을 감안해 계산했다.

2023년 연간 기증자 수는 11만8000여명, 연간 기업 및 단체 수는 4400여개, 연간 자원봉사자 수는 4600여명이다. 기증자와 참여 기업에 작은 돌 하나 올렸다는 데 뿌듯함을 느낀다.

기증을 마치고 재사용 원료를 사용해 제작한 친환경 비닐 ‘굿백(Good Bag)’을 받아왔다. 최근 리뉴얼되었다고 한다. 이전보다 내구성이 높아졌고, 더 많은 물건을 담을 수 있게 됐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이 봉투에 물건을 담아 굿윌스토어에 기증하면 장애인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수 있고 환경 보호에도 도움을 줄 수 있으니 말 그대로 ‘굿백’이다. (실제로 굿윌스토어에는 10년 넘게 장기근속하는 장애인 직원들도 적지 않다.)

‘굿백(Good Back)’의 의미도 있다. 기증 봉투를 깨끗이 사용해 돌려주면, 또 다른 봉투나 제품으로 만들어질 수 있다는 메시지다. 굿윌스토어는 이런 철학 아래 매장에서 일회용 비닐봉투를 제공하지 않는다. 다음에 굿윌스토어에 갈 때는 이번에 받아온 굿백에 물건을 차곡차곡 담아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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