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공제보험신문이 ‘2030보험라이프’ 시리즈를 시작합니다. 2030세대의 보험·공제에 대한 솔직한 생각과 에피소드를 공유하고, 실생활에서 진짜 필요한 보험 및 제도는 무엇인지 함께 고민합니다.
[한국공제보험신문=방제일] 어느 영화인지 모르지만, 머리 속에 맴도는 대사가 있다. 복권 같은 인생과 보험 같은 삶에 대한 말이다.
“복권처럼 우연에 기대 일확천금을 꿈꾸며 살 것인가, 아니면 보험처럼 매달 성실하게 돈을 납입하며 미래를 대비하며 살아갈 것인가”
대략 이런 맥락을 가진 장면이었다. 하도 오래돼서 정확한 장면과 대사는 가물가물하다. 복권과 보험 두 단어는 뇌리에 강렬히 남았다.
그 장면에서 나는 스스로 어떤 삶을 살아갈 것인지 물었다. 고민은 계속됐다. 20대의 나는 보험 같은 인생을 택했다. 우연이나 행운보다는 내 힘으로 성실히 살아남길 원했기 때문이다. 그것이 내가 정한 삶의 방향이었다.
시간이 흘러 30대 후반이 되면서 복권과 보험에 대한 내 생각은 크게 달라졌다. 태어나 한 번도 사지 않던 복권을 최근에는 종종 구매한다. 이유는 하나다. 혹시 모를 일확천금을 꿈꾸는 것이다.
아니, 어쩌면 크게 바뀌지 않는 내 삶에 복권이라는 보험을 드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혹시’라는 일말을 기대감을 가지고 말이다.
인생에 행운이 있다면 복권에 당첨될 수 있다. 반대로 큰 불운으로 인해 거액의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 복권이 당첨된다고 마냥 행복할까? 뜻하지 않던 일확천금의 행복이 최악의 불행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반면 뜻하지 않은 불행한 사고가 행운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복권과 보험의 양면성이다.
삶에는 많은 일들이 일어난다. 나이가 들며 내게도 참 많은 일들이 있었고, 많은 것들이 변했다. 꿈 많은 20대와 달리 30대 후반의 나는 복권도, 보험도 아닌 삶을 살고 있다. 그저 내게 주어진 하루하루의 과업을 달성하고 스스로 정한 목표를 향해 달려나간다. 그런 가운데 매주 복권을 사고 매달 보험료를 낸다. 언젠가의 행운을 꿈꾸며, 혹시 모를 불운에 대비하는 것이다.
나이를 한 살, 한 살 더 먹을수록 삶의 목표는 소박해진다. 이제는 복권 같은 행운이나 보험 같은 불운보다는 큰 풍파없는 삶을 살고 싶다. 이대로 계속 평탄한 삶이 유지되기를 바라는 것이 과한 욕심이 아니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