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립 12년만에 AUM 30조원 달성, 비결은 ‘혁신과 도전의 DNA’
발상의 전환으로 틈새시장 공략, 고쳐서 파는 부동산 운용사 특화
하락장 안정적인 자산운용, 리츠만한 상품 없어…포트폴리오 10~20% 투자해야
투명한 성과보수 체계, 유연한 의사결정, 체계적인 리스크관리 시스템 ‘눈길’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 등으로 주식시장이 약세인 가운데, 안정적인 자산운용이 필요하다면 리츠만한 상품이 없다. 부동산은 대표적인 인플레이션 헤지 상품이기 때문이다. 공제기관들이 자산운용 포트폴리오 10~20%를 리츠에 투자하면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다.”
“불과 5년 전만 해도 자산운용사가 부동산 개발을 하면 ‘왜 하냐’는 반응이 많았다. 그러나 마스턴이 이 분야를 개척하고 성과를 내다보니 신뢰가 형성됐다. 지금은 부동산 개발 외에 신사업 진출을 선언해도 ‘마스턴이라면 가능하다’며 믿고 맡기는 분이 많다.”
김선우 마스턴투자운용 전략기획실장은 최근 한국공제보험신문 인터뷰에서 이 같이 말했다. 자산운용이 필수적인 공제회 등 기관투자자 입장에서 리츠는 효과적인 투자 분야이며, 틈새시장에서 기회를 보고 두려움 없이 뛰어든 ‘변화와 혁신의 DNA’가 지금의 마스턴투자운용을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마스턴투자운용(이하 마스턴)은 부동산투자업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이다. 2009년 2월 자본금 70.5억원으로 시작해 불과 12년 만에 29조8620억원의 AUM(누적 자산운용 규모)을 달성했다. 최근에는 동대문 두산타워를 8000억원에 인수하고, 여의도 NH투자증권 사옥을 2548억원에 매입해 주거시설로 탈바꿈하는 등 획기적인 투자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마스턴의 현재를 점검하고 미래 전략을 수립하는 김선우 전략기획실장을 만나 부동산대체투자 시장 동향과 공제기관의 투자 방향, 마스턴의 성장 DNA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마스턴투자운용 김선우 전략기획실장입니다. 본래 연구원으로 일하다 자산운용 분야로 넘어왔고, 부동산 대체투자 분야가 유망하다고 생각하던 차에, 적합한 포지션이 있어서 마스턴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서울대 산업공학 박사가 자산운용사에서 일하는 게 독특한데,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김선우 실장은 서울대 산업공학과에서 학사, 석사, 박사 학위를 따고, 스위스연방공과대 연구원, Corporate Value Associate, 삼성자산운용 등에서 재직했다. (편집자주)
원래는 서울대 학위 받고 연구원으로 일할 계획이었어요. 그러다 연구소와 컨설팅사에서 금융컨설팅을 했고, 돈의 흐름을 보는 자산운용 분야가 유망하다는 생각을 갖게 됐습니다. 그중에서도 한국의 부동산 대체투자 분야는 아직까지 글로벌 기업에 비해 활성화되지 않아서 성장 잠재력이 클 것으로 확신했어요. 마침 마스턴과 인연이 있어 함께하고 있습니다.
시국이 시국인만큼 코로나19 이야기부터 해볼까요? 코로나가 글로벌 산업 지형을 바꾸고 있습니다. 최근 2년간 자산운용 시장은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 달라진 환경에 어떻게 적응했는지 궁금합니다.
대체투자 분야는 전반적으로 코로나19의 타격이 크진 않았어요. 오히려 위기 속 기회가 생겨난 곳들이 많았습니다.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코로나 이후 글로벌 양적완화의 수혜를 받았어요. 유동자금이 풀리고 전체적인 자산가치도 뛰면서 호황이 만들어졌습니다. 그럼에도 버블이 낄 만큼 국내에서 돈이 풀리진 않았어요. 이 때문에 국내 부동산 대체투자는 충분한 돈의 흐름과 적정 자산들이 연결돼 상당한 기회가 생겨났다고 봅니다. 유동성이 늘고 부동산 가치도 상승해 수요 공급이 맞아떨어진 거에요.
아쉬운 점은 코로나19로 인해 분명한 기회가 있었던 해외 대체투자 길이 막혔어요. 한국과 달리 외국에는 분명 버블이 끼어있긴 합니다. 그런데 코로나19 상황과 글로벌 양적완화로 인해 평소라면 일어나기 어려운 메가딜이 생겼어요. 그런 딜에 올라타면 상당한 이득을 볼 수 있는데, 우리나라 대형공제회나 보험사들은 기회를 많이 놓쳤죠.
그래서 저희도 올해부터는 외국에서 그 기회를 잡으려고 해요. 코로나 3년차에 접어들면서 이동제한이나 비즈니스 규제가 좀 풀렸으니까, 미국 등 해외 시장에서 버블이 낀 부분만 잘 걷어내면 좋은 매물을 찾을 수 있다고 봅니다. 결국 옥석가리기가 관건인데, 그건 자산운용사의 역량에 달린 거죠.
그래서 최근 미국에 진출하셨군요? 마스턴 아메리카에 이어 추가 현지법인도 설립 계획이라고 하던데….
저희가 해외부동산 투자를 하는 과정에서 현장에 대한 갈증이 항상 있었어요. 결국 딜이라는 게 현지에서 오는 거잖아요. 국내에 있으면서 좋은 매물을 찾는 건 아무래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지난해 3월 미국 법인을 설립했습니다.
해외 법인이 생기면 자산 실사가 편해지는 것은 물론, 현지 네트워크를 쌓을 수 있어 글로벌 자산운용사로 도약하는데 도움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마스턴의 투자 포트폴리오 다변화에도 좋고요. 앞으로 현장 목소리를 듣고 투자자에게 더 많은 기회를 찾아드릴 계획이에요. 같은 맥락에서 올해 안에 미국 외에 추가 현지법인 설립도 검토 중이고요.
공제회나 기관투자자 입장에서도 해외로 눈을 돌리는 게 좋겠네요.
네. 국내 부동산 대체투자는 최근 손바뀜이 많아서 당분간 거래가 많지 않으니, 해외 시장에서 투자기회를 찾는 게 좋죠.
마스턴에서 최근 관심 갖는 투자분야는 무엇인가요?
우선, 방금 말씀드린 것처럼 국내보다는 해외에 좀 더 포커스를 맞춰야 하는 시기인 것 같고요, 두 번째 포인트는 ‘가치성장주에 주목하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건 저희 투자철학하고도 연결되는데, 저희는 애초에 남들이 다 진출한 시장에 들어가서 더 열심히 하거나, 가격을 깎아서 성장하는 전략은 아니었어요.
예컨대 저희 사업모델 중 하나가 땅 사서 건물 짓고 부동산가치를 높인 뒤 되파는 건데, 2016년도만 해도 자산운용사가 부동산을 직접 개발하는 걸 다들 이상하게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저희가 성공하다보니 지금은 비슷한 방식이 보편화됐어요. 이처럼 리스크 테이킹하는 것들, 신성장분야에 좀 더 관심을 가지려고 해요.
이밖에 물류센터, 데이터센터, 미국의 멀티패밀리처럼 부동산 대체투자업계에서 뜨는 분야에도 관심이 있습니다. 사실 이 분야가 핫하다는 말이 1~2년 전부터 나오면서 ‘이미 포화상태 아닌가’라고 생각하시는데, 실제로 딜이 성사된 곳은 생각보다 많지 않아요.
예를 들어 데이터센터의 경우 구글처럼 건물이 반드시 필요한 수요자와 투자 인프라, 경제성, 안정성이 확보돼야 하고, ESG 규정도 지켜야 하니까 이 모든 조건을 충족시키기가 쉽지 않죠. 그런 노하우를 가진 자산운용사도 별로 없고요. 투자자께서는 이런 점에 유념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런 노하우를 가진 몇 안되는 투자운용사 중 하나가 마스턴이고요? (웃음)
저희도 아직 배우는 중이죠. 투자자에게 좋은 수익을 드리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지금 이 시점에 완벽한 역량이 있다기 보다는, 물류센터, 오피스빌딩 등 부동산 개발 단계부터 차별화된 방식으로 투자를 성공한 경험이 있다는 걸 말씀드리고 싶네요.
해외 현지에 있는 팀이나, 훌륭한 파트너들과 함께 부동산 대체투자에서 신사업 분야들, 그걸 발굴하기 위해서 리서치팀을 만들어서 꾸준히 마켓 인사이트를 쌓고, 좋은 매물을 찾고 딜을 성사시키고, 리스크관리를 위한 여러 조직들도 잘 세팅되어 있고요. 저희도 실력을 키워서 최선의 결과물로 보여줘야죠.
‘성공경험’이란 게 무시 못하는 것 같아요. 안그래도 인터뷰 전부터 마스턴의 성공경험, 성공 비결이 궁금하긴 했습니다. 마스턴은 최근 대체투자 업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회사로 손꼽히는데 남다른 비결이 있나요?
자본금 70.5억원의 마스턴에셋매니지먼트를 인수한 마스턴투자운용은 창립 12년 만에 글로벌자산운용사로 성장했다. 누적 운용자산 약 30조원, 현재 운용자산 건수는 168개에 달한다.
저희 태생은 원래 리츠였습니다. 2016년까지 리츠회사였다가 그 이후 사모펀드 자격을 획득해 부동산투자를 겸업하게 됐어요. 그래서인지 리츠에서 쌓은 개발 노하우가 상당합니다. 투자 받아서 부동산 매입 후 개발, 성공적으로 엑시트를 반복하니 시장에서 신뢰도가 생겼어요.
예를 들어, 다른 운용사가 “국내 1호 바이오산업단지를 하고 싶습니다”라고 하면 의구심이 들지만, 저희가 같은 말을 했을 때 “마스턴은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믿음을 보입니다. 이건 단순히 부동산 개발을 잘한다는 게 아니라, 새로운 분야로 치고 나가는 데 있어서 상당한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신뢰 브랜드를 구축한 게 차별화전략 중 하나입니다.
다음은 내부 조직문화에서 찾을 수 있어요. 이는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임직원, 투명한 성과보수 체계, 경청의 CEO 3가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우선 저희 성공모델이나 그간 경험해온 게 다른 투자운용사와 차별화된 방식이다보니, 직원들이 변화나 혁신에 대한 거부감이 낮아요. 실험적인 도전이라도 과감히 시도하고 최선의 방법을 찾는데 익숙합니다. 그러다 실패하더라도 경험은 남잖아요. 다른 금융사들은 보수적인 곳이 많은데, ‘일단 해보자’라는 도전정신이 살아있는 건 상당한 강점입니다.
두 번째는 성과 보상 시스템이 투명해요. 연봉과 성과급, 인사고과 등을 시스템으로 투명하게 관리하고 있습니다. 요즘 MZ세대일수록 공정과 형평성을 중시하잖아요. 내가 동료보다 일을 더 많이 했는데 연봉이 적거나, 업무 평가가 적절하지 않으면 불만이 쌓입니다. 그렇지 않도록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소통하고 있어요. 투명성이 저희 또다른 성장동력입니다.
세 번째는 경청의 CEO를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저희 김대형 대표님은 경영 의사결정에 있어서 임직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방침을 바꾸는 데 주저함이 없으세요. 본인이 낸 아이디어라도 누군가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하면 그걸 즉각적으로 바꿉니다.
사실 CEO들은 다른 직원보다 경험도 많고, 어떤 사안을 결정하기까지 고민이 많잖아요. 그래서 누군가 반대의견을 내놓으면 팅겨내는 경우들도 있어요. 그런데 저희 대표님은 ‘당신의 생각보다 낫다’고 판단하면 즉각적으로 수용하세요. 내부 피드백을 수용하고 더 나은 방향으로 전환하는 사고가 유연하다는 게 마스턴의 성장 비결 중 하나에요.
김대형 총괄대표이사는 서울대 건축학과 및 동대학원 건축학 석사, 코람코자산신탁 리츠부문 부사장, 한국리츠협회 제5대 회장 등을 역임한 리츠 전문가다.
레드오션에서 경쟁하지 않고 틈새시장을 찾아낸 도전정신, 실패를 용인하는 조직문화, 투명한 성과보수 시스템, CEO의 유연한 사고가 맞물려 빠른 성장이 가능했다는 말씀이시군요. 인상깊게 잘 들었습니다. 듣다 보니 마스턴이 어떻게 돈을 버는지도 궁금합니다.
자산을 매입할 때 받는 매입보수, 부동산을 운용하면서 나오는 운용보수, 그 외에 매각보수가 있습니다.
매입보수는 우리가 건물이나 땅을 살 때 투자자에게 받는 돈입니다. 주식이나 채권은 내가 원하면 언제든 자유롭게 살 수 있지만, 부동산은 적절한 매물을 찾고, 매입하고, 그 과정에서 인허가문제를 해결하는 등등의 이슈가 있거든요. 이 때문에 매입에 대해서 기본적인 보수가 있습니다. 매입가의 일정 비율로 받는데 많진 않고요. 이후 부동산을 쭉 운용하면서 나오는 운용보수가 있어요. 이것도 건물가격의 일정 비율로 받습니다. 마지막으로 부동산 매각할 때 일정금액, 비율로 나오는 매각 보수가 있습니다.
이렇게 3가지가 기본적인 것이고 가장 중요한 게 매각 성과보수입니다. 부동산을 사서 몇 년간 잘 운용한 뒤 되팔았을 때, 비싸게 판 일정 비율을 저희에게 성과보수로 주세요. 그동안 건물을 잘 관리해왔고, 건물이 돈을 잘 벌게 만들어서 이득을 봤으니 수고했다고 주시는 돈입니다.
사실 자산가치를 극대화하려면 그냥은 안되거든요. 물리적인 설비 관리는 물론, 안전한 우량임차인을 모셔오고, 공실률 없게 잘 관리하는 게 필요합니다. 관련 부서에서 몇년간 공들인 것에 대한 보수라고 보시면 됩니다.
부동산을 매입해서 가치를 올린 뒤 되파는 것이 기본 프로세스군요. 투자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부동산 대체투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투자 형태는 크게 3가지로 코어(core), 밸류에드(value add), 오퍼튜니스틱(Opportunistic)이 있습니다. 코어 투자는 말 그대로 코어가 되는 오피스에 투자하는 것입니다. 공실률이 작고 임대료가 잘 나오는 도심 오피스에 투자하는 거에요. 리스크가 낮고 안정적인 임대료를 얻을 수 있는 게 장점입니다.
밸류에드는 건물을 사서 리모델링 후 가치를 높여 되파는 방식입니다. 예컨대 여의도 노후 빌딩은 법적 상한 용적률(800%)보다 용적률이 낮은 경우가 많은데, 리모델링을 겸한 추가 증축이나 용도변경을 통해 건물 가치를 높일 수 있습니다. 코어 투자에 비해 공격적이고 수익성이 좋지만, 리모델링 기간 동안 수익이 발생하지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오퍼튜니스틱은 실물자산이 없는 상태, 혹은 기존 자산의 철거 후 토지 위에 새 건물을 짓는 방식으로 부동산 개발을 하는 겁니다. 리스크가 크지만 그만큼 개발이익이 상당한 투자방법입니다.
부동산 대체투자 기준은 결국 투자자가 얼마나 리스크를 감수하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대체로 리스크가 클수록 수익이 크죠. 그런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철저한 시장조사, 리스크 매니지먼트 등을 정교하게 진행하고요. 투자자가 원하는 방식에 따라 맞춰드리고 있습니다.
각각의 투자형태에 따라 마스턴에서 진행한 프로젝트가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코어는 저희가 2020년 9월, 8000억원에 인수한 동대문 두산타워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동대문에 그만한 랜드마크 빌딩이 없어서 저희가 밸류업(value up)과정을 거치면 굉장히 차별화된 공간으로 변신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밸류에드는 2019년 11월 1911억원에 인수한 판교 호텔용 부동산을 소개할 수 있겠네요. 판교에 카카오·네이버·엔씨소프트 등 IT 회사를 찾는 비즈니스 방문객 수요가 꾸준하다는 점에서 투자했습니다. 호텔은 신세계가 15년간 책임 운영할 계획입니다. 밸류에드는 기존 건물을 리모델링하기에 겉으로 변화가 잘 드러나지 않지만, 단기간에 수익이 개선되는 실속있는 투자 방식입니다.
오퍼튜니스틱은 2019년 10월 2548억원에 매입한 여의도 NH투자증권 사옥이 대표적이에요. 현재 19층인 빌딩 건물을 허물고 지하 5층~지상 49층짜리 초고층 건물을 선보일 계획인데, 남들이 다들 생각하는 오피스 빌딩이 아니라 생활형 숙박시설로 탈바꿈하거든요.
사실 여의도에는 여전히 오피스건물이 부족하긴 합니다. 그러나 국회나 금융사 등 여의도에서 일하는 분들이 생활할만한 주거공간은 더 부족해요. 다른 자산운용사들이 노후 빌딩을 사서 오피스로 리모델링하는 게 일반적인데, 저희는 숨은 니즈에 주목해 주거공간으로 만들기로 했어요. 오피스빌딩 숲에 유일한 주상복합 공간이 생기는 셈입니다. 시장의 니즈를 파고들어 남다른 기회를 창출했고, 오피스 건물을 주거공간으로 용도변경까지 이뤄냈다는 점에서 여러모로 마스턴의 DNA가 드러난 의미있는 프로젝트입니다.
저희 독자가 공제‧보험업계 종사자이다 보니, 자산운용에 대한 관심이 많습니다. 자산운용 과정에서 주의점, 투자 체크포인트가 있다면 짚어주세요.
10년 전만 해도 부동산 투자는 개별 매칭 방식이었어요. 수익성 좋은 매물이 나오면, 자산운용사에서 “이 건물 사세요. 이 정도 돈이 드는데 관심 있으세요?”라고 제안하고, 투자자가 직접 건물을 방문한 뒤 투자 결정을 했어요.
그러나 이런 방식은 적시성도 떨어지고, 리스크 관리도 어려워요. 예컨대 강남, 여의도, 광화문에 각각 300억원의 오피스빌딩을 매입했는데, 어느날 정부가 코로나19로 이제부터 재택근무 30% 시행이라고 선언하면 수익률이 급감하잖아요.
그래서 요즘은 블라인드 펀드 형태로 많이 투자하세요. 투자처를 정해 놓지 않고 자금을 모아 저희에게 맡겨주시면, 이를 약정 형태에 따라 다양한 부동산에 분산투자하는 방식입니다. 부동산시장을 종합적으로 보고 시스템에 따라 최적화된 투자를 하기 때문에 실패 확률이 낮아요.
저희 F&F부문(Funding & Finance)에서 수익자의 니즈를 체계적으로 파악해, 원하는 방식으로 투자를 진행해 드립니다. 투자자산, 투자성향, 투자포트폴리오, 법적 책임 여부까지 포함해 기관투자자별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요.
공제기관 중에는 자산운용 규모가 100억~1000억원 사이 중소형 기관들도 있습니다. 이들은 자산운용 전담 인력도 없고 투자 접근 방식도 잘 몰라서 예금이나 채권 위주로 자산을 굴리는데 이분들도 부동산 대체투자를 할 수 있나요?
작은 조합들은 자산운용에 어려움이 많으세요. 담당 인력, 리소스가 넉넉치 않아서 예금, 채권, ETF 정도로 비용절감을 하십니다. 그런데 리츠는 세금 혜택 면에서 유리한 부분이 있거든요. 그리고 부동산은 채권보다 더 인플레이션 헤지가 있으니까 적정한 리츠 상품에 분산투자를 권해드립니다.
만일, 공제회 자산이 1000억원이라면 이 중 200~300억 정도를 대체투자에 할당하고, 그 중 100억~200억 가량은 리츠에 투자하시면 안정적인 배당 수익을 얻을 수 있어요. 게다가 리츠는 실물이 묶이지 않는 장점이 있어요. 자금이 필요하시면 그냥 인출하면 되니까. 부동산 직접투자가 부담스럽다면 리츠 쪽으로 투자하라, 그러면 실물보다 훨씬 간편하고 유동화도 쉽다고 조언해드리고 싶네요.
직함이 전략기획실장이시니 관련 이야기도 조금 해볼까요? 전략기획실 산하에 미래전략팀과 경영기획팀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평소 어떤 일을 하나요?
굉장히 심플합니다. 회의, 성과집계, 반기-연단위 목표치 달성 여부 체크, 사내 이슈 정리 등 경영 전반을 다뤄요. 제가 경영기획팀 직원들에게 늘 하는 이야기가 “네가 회사의 오늘을 책임지고 있다!”는 거에요.
미래전략팀은 미래 신규사업 분야들, 마스턴 투자운용 자체에서 신규 먹거리를 찾는 부분, 마스턴 투자운용을 포함한 여러 계열사들이 앞으로 확장해나가는데 있어서 내일을 준비하는 일들을 합니다.
전략기획실장으로서 어려움은 없나요? 그룹 내 자회사들을 총괄, 관리하고 운영지침을 내리기 위해서는 남다른 안목과 소통능력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저는 총괄이라기 보단 서번트에 가깝습니다. 자산운용업은 기본적으로 우수한 개인들이 모여서 힘을 내는 조직이에요. 그러다보니 개개인의 주관이 뚜렷하세요. 제조업은 ‘이 방향으로 가자’고 선언하면 구성원들이 쭉 따라가는데, 저희는 하나의 방향으로 가기 위해서 통보는 절대 안됩니다.
사내 변화가 있을 때 이득보는 곳과 손해보는 곳이 있잖아요. 이해관계자들을 만나 이런 부분은 금액적으로 손해지만, 다른 부분에서 이득이라 큰 틀에선 더 나은 변화다, 옳은 방향이다 라는 걸 설명하고 설득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그래도 직원들이 열정적이고 조직도 하루가 다르게 커나가고 있어 보람을 느낍니다.
긴 시간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스턴의 변화와 혁신의 DNA, 자산운용 시장 동향, 기관투자자들의 부동산 대체투자 주의점 등을 알 수 있어 유익했어요. 마지막으로 마스턴의 비전 및 청사진이 있다면 들려주세요.
마스턴은 빠르게 성장하는 회사입니다. 그만큼 매년 굵직한 변화들이 있는데, 올해 계획한 것들이 연착륙하길 바랍니다.
우선 올해 캐피탈사를 세웁니다. 이를 통해 종합금융그룹으로 가기 위한 첫 단추를 꿸 계획입니다. 캐피탈 설립은 자산운용 베이스로 커나가던 회사가 사업 영역을 본격적인 금융업으로 확장한다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캐피탈을 성공적으로 설립하고 시장에 안착하는 것, 마스턴의 올해 목표 중 하나입니다.
그 다음으로, 자산운용 성과를 높이기 위해 사업 확장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자산운용 과정에서 부동산 개발도 많이 하다보니, 다양한 외부 업체와 함께 하는데 그 과정에서 어려운 부분들이 있어요. 그들도 수익을 내야 하고, 저희도 수익이 필요하고, 투자자에게는 적정한 투자수익을 드려야 하니 고민이 있는 거죠.
그래서 저희 서비스 차별화를 위해 밸류체인 상에서 필요한 요소들을 내재화하거나, 관련 조직의 신설을 검토 중입니다. 이런 구조가 세팅되면 다소 수익이 나지 않더라도 전략적으로 프로젝트를 시도해보거나, 비용절감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항상 고민은 비슷한 거 같아요. 사업 구조를 보다 정교화하고 통합시켜서 어떻게 시너지를 내느냐, 이를 통해 투자자와 마스턴 모두에게 이익을 주는 구조를 어떻게 만드느냐 여부입니다. 그러면서 정교한 조사‧분석 시스템을 통해 하이리스크-하이리턴 모델을 로우리스크-하이리턴으로 바꿔나가는 게 저희 역할이겠죠. 앞으로도 기회가 있는 곳에 과감히 뛰어들어 성과를 내는 ‘마스턴의 DNA’를 더욱 발전시켜 나가겠습니다. [한국공제보험신문=박형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