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선진국, 일본의 ‘드론보험’ 실험
초상권 침해, 사이버공격 등 특약 다양 도요타, 산간벽지에 의약품 드론 배송 5G규제 완화로 보험산업 활성화 기대
[한국공제보험신문=만소영 기자] 드론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일본의 드론산업 및 보험 동향을 다룬 리포트가 나와 주목된다. 일본에서는 산간벽지 의료용품 배달에 드론이 활용되고 있으며, 드론 판매 과정에서 임베디드 보험을 제공하는 등 다양한 형태의 보험서비스가 활성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연구원은 최근 ‘일본의 드론 산업 및 보험 동향’이란 리포트를 통해 일본의 드론 산업과 보험, 정부의 규제 완화 등을 소개했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일본에서는 다양한 분야에서 드론을 활용하고 있으며 점차 활용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일본의 대기업인 도요타 통상은 미국의 드론 제조회사인 Zipline사와 2021년에 전략적 제휴를 맺고 자회사를 설립해 드론으로 의약품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1.75kg 이하의 약이나 백신을 반경 80km 내 고토 열도의 병원이나 진료소에 배송하는데, 향후 다른 지역으로 서비스가 확대될 전망이다.
농업용 드론의 경우 야마하모터, DJI, XAG JAPAN 등 여러 제조사에서 판매되고 있는데, 자동 비행이 가능하거나 원격으로 시동을 걸 수 있는 등 편의성이 높아지는 방향으로 기체 모델이 발전하고 있다.
또한, 곧 도입될 5G 통신망 이용규제 완화는 일본 내 드론 활용을 더욱 높일 것으로 보이며, 이를 통해 산간 지역에서도 지역 산업이 성장하거나 일손 부족 문제가 완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24년 6월 일본 총무성은 통신사업자 이외의 기업 및 지자체가 상공에 5G 통신망을 구축할 수 있는 제도를 2024년 안에 마련해 사업자로부터 면허 신청 접수를 받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산간 지역은 대부분 5G 통신망이 구축되지 않아 드론을 활용할 수 없었는데 이번 제도개선으로 댐 등의 인프라 보수·관리 작업의 안전성 및 효율이 높아지고 적은 인원으로 넓은 지역의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등 다양한 효과가 기대된다.
이와 함께 산간 지역의 골프장에 고화질 카메라가 탑재된 드론으로 잔디 상황을 모니터링하거나 클럽하우스에서 고객에게 드론으로 음식물을 배송하는 등의 실증 실험이 진행되고 있다.
국가 차원에서 보험가입이 권장됨에 따라 여러 보험회사가 드론 보험상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판매되는 드론 보험상품은 사이버 공격 피해를 보상하는 등 다양한 특약이 포함되고 드론 제조사가 판매 시 보험을 제공하는 등 임베디드 방식으로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
현재 모든 드론 보험은 임의 보험이지만 국가가 보험가입을 권장하고 있으며, 국토교통성에 비행 허가를 요청할 경우 배상책임보험 가입 정보가 요구된다.
이에 미쓰이스미토모해상, 손보재팬, 아이오이닛세이동화손보 등에서 드론 보험상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초상권 침해나 사이버 공격으로 인한 피해, 사고 시 협상 대행 서비스를 보상 범위에 포함하는 등 특약이 다양해지고 있다.
또한, 무인 항공기 비행 관리 시스템(Unmanned Traffic Management, 이하 ‘UTM’) 사용자가 별도의 서류 절차 없이 드론 보험에 가입하거나 드론 구입 시 드론 제조사가 일정 기간 무상으로 보험을 제공하는 등 보험의 내재화가 진행되고 있다.
Terra Drone 회사가 개발한 ‘Terra UTM’의 경우, 시스템 이용 시 자동으로 도쿄 해상일동화재보험회사의 드론 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드론 산업이 확대됨에 따라 관련 업계에서는 드론 운행 시 활용되는 UTM을 위한 보험상품을 개발하거나 드론 제조사들을 비교 평가해 투자하는 등 보험회사의 역할 확대에 대해 제언하고 있으며, 보험회사는 UTM 실험에 동참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UTM은 무인 항공기 운행 시 다른 항공기와의 충돌 회피, 비행 중 모니터링 등을 조정하는 시스템으로 일본에서는 통신사업자나 드론 사업자를 중심으로 각 회사가 UTM 서비스 개발에 나서고 있다.
UTM 사용 시 네트워크 오류, 해킹 등 다양한 경우로 인한 드론 사고 가능성이 제기됨에 따라 이를 위한 보험상품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도쿄해상일동화재보험에서 판매하는 드론 보험의 ‘피해자 지원 비용 담보 특약’의 경우, UTM 사용자 증가에 따라 손해의 책임이 프로그램 제조자나 UTM 사업자에게도 발생할 수 있고 이에 사고 원인 조사 시간이 길어지는 경우 피해자를 신속히 지원하기 위해 개발됐다.
도쿄해상일동화재보험은 홋카이도 드론 협회 등과 함께 “지역 특성·확장성을 고려한 운항 관리 시스템의 실증 사업”의 실험에 참여해 UTM을 이용한 드론의 운항에 관한 위험을 분석·검토 중이다.
보험연구원 강윤지 연구원은 리포트를 통해 “드론 보험상품은 사이버 공격에 대한 피해를 보상 범위에 포함하는 등 특약이 다양해지고 있다”며 “드론 업계에서는 비행 관리 시스템을 위한 보험상품 개발 등을 제언하고 있으며, 보험회사는 시스템 실험에 참여해 관련 위험을 분석·검토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세계 드론 시장 규모는 2021년에 약 263억 달러를 기록했으며, 연평균 7.7%의 성장률로 2030년까지 546억 달러에 달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