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 보험이 필요한 이유

[2030 보험라이프]

2024-08-01     이루나

한국공제보험신문이 ‘2030보험라이프’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2030세대의 보험·공제에 대한 솔직한 생각과 에피소드를 공유하고, 실생활에서 진짜 필요한 보험 및 제도는 무엇인지 함께 고민합니다.

[한국공제보험신문=이루나] 코로나 이후 오랜만에 가족과 함께 베트남 달랏, 나짱으로 일주일간 여행을 다녀왔다. 여행 며칠을 앞두고 아내가 대상포진에 걸렸다. 초기에는 제대로 걷지도 못할 정도로 아파했다. 여행을 취소할지 고민했지만, 딸이 학수고대하던 해외여행이라 일단 출국해서 최대한 일정을 간소화하기로 했다. 출국 전날 밤 짐 정리를 마무리하던 아내가 얘기했다.

“우리 여행자 보험 들고 가자”

아내는 몇 번 클릭하더니 카카오톡으로 승인요청 문자가 전송되었고, 만 원 남짓 소액 비용으로 가입이 완료되었다. 가득 싸둔 짐은 무겁지만, 마음이 가벼워진다. 보장 내용을 살펴보니 의료비, 장애 및 사망 보장 등 일반적인 항목에, 항공기 출국 지연 배상, 여권 분실 재발급 비용 등도 포함되어 있었다. 정말 드문 일이지만 항공기 납치, 수색 및 송환 비용에 대한 보장도 담겨 있었다. 여행 중에 생길 수 있는 리스크를 모두 담은 듯하다.

아내와 딸 모두 여행자 보험에 가입하고, 공항으로 향했다. 탑승권 발급을 하는데 또 문제가 생긴다. 베트남은 14세 미만 아이를 동반할 경우 영문 가족관계증명서가 필요하다고 한다. 우여곡절 끝에 공항 서점 내 PC에서 힘들게 증명서를 발급하느라 인천공항을 분주히 뛰어다녔다. 이번 여행은 왠지 쉽지 않을 것 같다. 현지에 도착해서는 최대한 조심조심 일정을 줄여가며 안전히 여행을 다니고자 했다.

여행 중반쯤 숙식이 모두 제공되는 리조트에 묵게 되었다. 딸과 함께 작렬하는 열국의 태양 아래서 신나게 수영하며 놀았다. 얼굴이 발갛게 달아오르고 따가웠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놀았다. 저녁때 되니 딸아이 얼굴이 홍당무처럼 발갛게 익어있다. 급한 대로 거즈에 물을 묻혀 열을 빼주고, 약을 발라주었다. 아뿔싸, 다음날이 되니 눈을 뜨기 어려울 정도로 딸의 얼굴이 부어있다. 화장품을 바꿨더니 알레르기 반응도 함께 온 듯하다.

리조트를 체크아웃하고, 나짱 시내 숙소로 옮겼다. 한국인들도 많고 약국도 많다. 서둘러 화상 알레르기에 좋다는 연고와 알로에 젤을 사와 딸의 얼굴에 수시로 발라줬다. 크게 차도가 없고 붓기도 쉽게 빠지지 않는다.

다음날 호핑 투어와 진흙 체험이 예정되어 있었지만, 일정을 취소했다. 아이의 증세가 차도가 없어 병원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영어가 되고, 구글 리뷰 평이 좋은 병원을 찾아두었다. 대형 병원이라 베트남 물가 대비 비용도 제법 나온다는 리뷰도 많았다. 머릿속에 아내 권유로 미리 가입해 둔 여행자보험이 생각이 났다. 마음이 편해졌다. 말도 통하지 않는 타국에서 뭔가 기댈 곳이 있다는 안정감이 밀려왔다.

다행히 딸의 부기가 조금씩 빠지는 듯해 병원은 들리지 않고, 외출 없이 호캉스를 즐기기로 했다. 퉁퉁 부은 얼굴로 문밖에 나가기 싫다는 딸의 투정도 들어줘야 했기에, 음식도 모두 포장해 왔다. 경기도 나짱시라는 별명처럼 한국인 입맛에 맞는 포장이 되는 식당도 많았다. 삼시세끼를 포장해서 먹고 호텔에서 하루를 통으로 쉬었더니, 딸의 컨디션도 많이 좋아졌다. 출국 마지막 날이어서 간단히 기념품 쇼핑을 하고 한국행 비행기를 탔다.

여행이 끝난 다음 날 안전 귀국 할인 환급금 돌려받기 관련 문자가 날아왔다. 여행 중 사고가 없으면 일정금액을 환급해 주는 제도에 대한 안내였다. 흔쾌히 환급금 돌려받기를 클릭했다.

여행은 항상 낯설고 새롭다. 그리고 흥분이 넘친다. 익숙하지 않은 것을 서두르다 보면 항상 사고가 뒤따르기 마련이다. 여행자 보험은 지불하는 비용도 크지 않으면서, 현지에서 위험한 상황이 닥쳤을 때 든든한 위안이 되어준다.

보험의 역할은 힘들 때 빛을 발한다. 누군가 당할지 모르는 사고를, 모두의 뜻을 모아 함께 울타리가 되어주는 마음. 내 편이 있다는 든든함이 타지에서 큰 힘이 되었다. 여러분의 여행에는 행복이 가득하기를, 그리고 여행자 보험과 함께 그 행복을 든든히 지켜가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