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보험브리핑] 7월 첫째주

2024-07-04     한국공제보험신문
한국공제보험신문이 주간 보험브리핑을 시작합니다. 보험업계를 강타한 대형 이슈부터 정부 동향, 소소한 뒷얘기까지 눈에 띄는 정보를 살펴봅니다.

◆할증 시작하는 4세대 실손보험

이번 달부터 4세대 실손보험의 보험료 할인‧할증이 시작됐습니다. 1~3세대 실손보험의 손해율이 워낙 높았던 터라 보험사들은 4세대 실손보험 전환에 사력을 다해왔었는데요. 이젠 4세대 실손보험의 손해율도 130%를 넘어섰죠. 할증 규모가 적지 않을 것 같네요.

보험사들은 비급여 과잉진료를 문제로 꼽습니다. 물론 그렇긴 한데 4세대 실손보험의 손해율 상승은 다른 부분도 고려해봐야 합니다. 애초에 손해율이 높아질 수밖에 없었던 가입자들이 몰리게 된 상황 때문입니다.

소비자에겐 자기부담금이 없거나 적은 1~3세대 실손보험이 유리합니다. 그간 수차례 갱신되며 오른 보험료도 있지만, 일반적으론 1년에 1~2회 정도 입원이 필요한 질병이나 상해만 입어도 보험료보단 많은 보험금을 받게 되죠. 

그런데도 4세대 실손보험으로 전환하는 이들이라면, 보험료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아진 경우일 가능성이 크죠. 지금까지도 그랬고, 앞으로도 병원에 갈 일이 많은 사람 말입니다.

여기에 4세대 실손보험의 신규 가입자 중 상당수는 4세대 실손보험이 출시된 이후 태어난 아이들, 또 그전까진 병원에 갈 일이 많지 않아 실손보험에 가입하지 않았던 이들입니다. 작년엔 영유아, 청소년 호흡기 질환이 크게 유행했고, 보험금 지급도 유독 많았습니다.

할인‧할증으로 본래 취지였던 비급여 과잉진료 억제가 가능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아직은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입니다. 사실 의료복지제도 강화로, 실손보험을 통해 암이나 희귀난치병 같은 질병에 대비하려는 수요는 옅어졌거든요. 이보다는 일상에서 빈번한 질병, 여기에서 생기는 비급여 및 자기부담금을 보전하려는 목적이 커졌죠.

그런데 4세대까지 변하는 과정에서 실손보험은 계속해서 자기 부담비율을 높였습니다. 소비자들이 원하는 부분이 약해졌죠. 소비자는 비급여 보장이 필요하고, 보험사는 비급여 진료를 억제해야 하는 상황. 자기부담금이 커지고 비급여 진료 이용량에 따라 할증이 이뤄지는 실손보험은 소비자들이 외면할 여지가 큽니다. 실제로 전환율도 급감하는 추세고요.

실손보험에서 가입자들의 이탈이 늘면 보험사들은 단기적으론 이득일 겁니다. 어차피 손해인 계약이라서요. 하지만 장기적으론 더 큰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실손보험은 제2의 국민건강보험이라고 할 정도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기에, 정부 당국은 가입을 늘릴 방안을 내놓을 겁니다. 이를테면 5세대 실손보험 같은 것 말이죠. 그리고 그건 다시 보험사들의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보험사 시책 경쟁 비판하는 GA

GA업계가 보험사들의 과도한 시책 경쟁에 관한 문제를 제기할 전망입니다. 모집수수료보다 높은 시책을 지급하는 보험사들에 개선을 검토해달라고 요구하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시책은 보험사가 특정한 보험상품의 판매를 늘리기 위해 일시적으로 내거는 특별수당 같은 개념입니다. 예를 들어 운전자보험이라면, 일정 건수나 월납 보험료 기준을 정해두고 이를 초과 달성하면 보너스를 지급하는 형태죠.

돈을 더 주겠다는데도 GA업계가 반발하는 건, 말 그대로 특별수당이기 때문입니다. 보험사가 GA에 주는 모집수수료는 GA와 영업관리자, 실제 상품을 판매한 보험설계사가 정해진 비율로 분배합니다.

반면 시책은 보험설계사에게 집중됩니다. 회사와 나눌 유인이 없는 거죠. 이렇게 되면 보험설계사는 모집수수료율은 낮지만, 시책이 많은 상품을 권유하게 될 여지도 커지고요. 결과적으로 GA의 수익은 줄어들 수 있다는 겁니다.

이익을 위해서도 있지만, 공적인 측면에서도 과도한 시책을 자제해야 한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시책이 많은 곳으로 판매가 집중되면 소비자에게 최적의 상품을 안내할 수 어렵다는 논리죠. 이렇게 늘어난 사업비는 보험료 인상 등 결국엔 소비자 피해로 돌아올 가능성도 있고요.

◆부실채권 늘어난 동양, 지급여력비율 떨어진 롯데

보험사 M&A시장이 다시 안개 속으로 빠져든 모양새입니다. 우리금융지주가 참전을 선언했을 때 고조됐던 분위기가 다시 가라앉았습니다. 설상가상 우량 매물로 분류되던 회사들에선 좋지 않은 시그널까지 나오고 있네요.

동양생명은 근래 부실채권이 많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분기 기준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은 0.92%를 기록했습니다. 전년(0.44%) 대비 두 배가 넘게 늘었죠. 보험사 전체 평균 0.74%보다도 확연히 높습니다.

NPL는 돈을 빌려준 보험사가 원금이나 이자를 3개월 이상 회수하지 못한 대출(부실대출) 비율을 말합니다. 이게 높으면 부실 자산이 많다는 거죠. 

차주가 대출을 계속해서 연체하면 보험사는 회수를 포기하고 손실 처리합니다. 손실 처리는 건전성을 개선하지만, 순이익은 줄어드는 결과를 낳고요. 동양생명의 1분기 대출채권 연체율은 0.88%, 이 역시 전년 동기(0.3%)보다 크게 증가한 수치입니다.

같은 시점에 롯데손해보험은 건전성 지표 하락이란 악재를 만났습니다. 경과 조치 전 기준으로 1분기 지급여력비율이 150.76%을 기록, 지난해 말 174.83%에서 24%p 떨어진 거죠. 불과 3개월 만에요.

보험업감독규정에선 100%를 반드시 유지해야 하는 기준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150% 이상을 권고하고 있고요. 

역대급 실적 이후에 이어진 이러한 건전성 지표 하락은 더욱 좋지 않습니다. 앞으로 실적이 떨어지면? 이란 의문이 붙게 되죠. 금융당국의 권고 기준인 150%에 미달하게 되면 추가적인 자본을 투입해야 하고, 이는 매물로 나온 롯데손해보험의 가격을 깎을 수 있는 요인이 될 수도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