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공제보험신문이 ‘2030보험라이프’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2030세대의 보험·공제에 대한 솔직한 생각과 에피소드를 공유하고, 실생활에서 진짜 필요한 보험 및 제도는 무엇인지 함께 고민합니다.
[한국공제보험신문=고라니] 최근 뜻밖의 소식을 들었다. 전세계약을 중개해준 부동산 대표님이 돌아가셨다는 이야기였다. 몇 주째 사무실 불이 꺼져 있는 게 이상해서 옆에 있는 부동산에 들어갔다가 알게 된 일이었다.
옆집 부동산 사장님은 돌아가신 대표님 밑에서 처음 중개업을 시작했다며 눈물을 보였다. 그리고 돌아가시게 된 경위를 들려줬다. 친구분들과 동남아 여행을 갔다가 갑작스러운 심장마비로 돌아가셨다는 것이었다.
한국에 있는 가족들이 그 소식을 듣고 얼마나 황망했을지 상상도 되지 않았다. 슬퍼할 겨를도 없이 생업을 멈추고 비행기표를 구해 동남아로 달려갔을 거다. 대사관의 도움을 받긴 했겠지만, 말도 안 통하는 타국에서 고인을 모시는 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닐 것 같았다.
부동산 사장님은 이야기의 마지막에 꼭 여행자보험을 들라는 말을 덧붙였다. 갑자기 웬 말이지 싶었다. 여행자보험은 여행 중 휴대폰 액정이 깨지거나 물건을 도난당하면 보상을 받는 보험으로만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부동산 대표님은 출발 전에 여행자보험을 들어놨고, 사망보험금이 제법 많이 나왔다고 한다.
돈으로 가족을 잃은 상처가 낫진 않겠지만, 타국에서 어렵게 고인을 모시는 모습을 지켜보니 그거라도 있어서 다행이란 생각이 절로 들었다는 이야기였다. 자식들은 어머니가 어떤 경위로 돌아가셨는지 파악하기 위해 부검까지 해야 했다. 제대로 된 장례도 치러드리지 못하고 타국에서 화장을 했다. 외국에서 사망한 고인의 시신을 온전히 모셔오기란 정말 어려운 일이라고 한다.
그 과정에서 감정적 에너지뿐 아니라 돈도 막대하게 소요된다. 만약 여행자보험으로 경비를 충당할 수 있다면 고인을 모시는 데에만 온전히 집중할 수 있지 않을까. 슬픔을 참고 지난한 절차를 밟는 와중에 돈 걱정까지 된다면 그보다 힘든 일은 없을 테니까.
코로나 팬데믹이 지나가고 해외여행이 정상화된 지도 오래다. 설렘을 품고 떠나는 여행에 굳이 불안과 동행할 필욘 없겠지만, 여행자보험을 든 상태라면 더 마음 편히 떠날 수 있을 것 같다. 외식 한번 할 돈을 아끼면 보장이 넉넉한 보험을 가입할 수 있으니 부담되는 수준은 아니다. 안전히 귀국하면 보험금 일부를 환급해주는 상품도 있다.
물론 보험을 청구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